'이건희 왼팔' 김인주 화려한 부활 … 4년 만에 삼성사장단 회의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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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 떠난지 3년8개월 만에 삼성선물 사장으로 복귀
14일 사장단회의 참석 '주목'…지배구조 변화 역할 맡나
이건희 회장의 왼팔로 불리던 김인주 삼성카드 고문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13일 단행된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삼성증권 자회사인 삼성선물 사장으로 복귀한데 이어 14일 수요사장단회의에도 참석했다.
2008년 4월 삼성특검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 회장이 물러났을 때 함께 퇴진한 지 3년 8개월 만에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섰다. 반면 이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며 김 사장과 투톱 체제를 형성했던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은 올해를 끝으로 고문직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오른팔과 왼팔의 행보가 엇갈리게 된 것이다.
김 사장은 이날 사장단회의가 열리기 20분 전인 오전 7시40분께 담담한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도착했다.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가 터지자 걸음을 재촉해 보안검색대를 지나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이곳에 미리 와있던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사장단회의에 들어가기 앞서는 라운드테이블에서 티타임을 가지며 계열사 사장단들과 "오랜만이다"는 얘기도 주고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고문으로 물러났던 김 사장을 삼성선물 사장으로 복귀시킨 데 대해 "재무쪽에 워낙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기 때문에 현업에서 능력을 발휘하라는 의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선물은 삼성증권의 자회사로 규모가 크지 않아 재무전문가를 투입해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한 차원"이라고도 했다. 실용적인 결정이지 어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만한 인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선 김 사장이 과거 삼성에서 차지했던 위상을 감안할 때 예사롭지 않은 인사라는 해석이다. 지금까지 삼성선물 사장이 사장단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관례를 깨고 김 사장이 이날 모습을 드러낸 것만 봐도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그는 2008년 삼성특검으로 퇴진하기 전까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회장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에서 이학수 고문과 함께 실세로 일했다. 특히 그룹의 곳간인 재무팀을 맡아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시절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CJ와 신세계, 한솔의 계열 분리 업무를 처리했다. 무엇보다도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삼성 특유의 순환출자구조를 만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경영 승계 밑그림을 짠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는 지난해 삼성카드 고문에 선임된 뒤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성사시키라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선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백기사인 KCC를 끌어들여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에버랜드 주식 64만1123주 가운데 42만5000주(17%)를 KCC에 매각하기로 결정,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끊어버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앞으로 김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정리 등 지배구조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그룹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이 사장이 전자ㆍ금융 계열사를 맡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 및 서비스 부분을,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화학 등을 맡는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를 보완하는 차원의 후속 인사" 라며 "내부에선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사장은 마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제일모직에 입사했다. 1990년 회장비서실 재무팀 과장을 거쳐 1998년 상무, 1999년 전무, 2001년 부사장, 2004년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14일 사장단회의 참석 '주목'…지배구조 변화 역할 맡나
이건희 회장의 왼팔로 불리던 김인주 삼성카드 고문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13일 단행된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삼성증권 자회사인 삼성선물 사장으로 복귀한데 이어 14일 수요사장단회의에도 참석했다.
2008년 4월 삼성특검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 회장이 물러났을 때 함께 퇴진한 지 3년 8개월 만에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섰다. 반면 이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며 김 사장과 투톱 체제를 형성했던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은 올해를 끝으로 고문직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오른팔과 왼팔의 행보가 엇갈리게 된 것이다.
김 사장은 이날 사장단회의가 열리기 20분 전인 오전 7시40분께 담담한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도착했다.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가 터지자 걸음을 재촉해 보안검색대를 지나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이곳에 미리 와있던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사장단회의에 들어가기 앞서는 라운드테이블에서 티타임을 가지며 계열사 사장단들과 "오랜만이다"는 얘기도 주고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고문으로 물러났던 김 사장을 삼성선물 사장으로 복귀시킨 데 대해 "재무쪽에 워낙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기 때문에 현업에서 능력을 발휘하라는 의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선물은 삼성증권의 자회사로 규모가 크지 않아 재무전문가를 투입해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한 차원"이라고도 했다. 실용적인 결정이지 어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만한 인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선 김 사장이 과거 삼성에서 차지했던 위상을 감안할 때 예사롭지 않은 인사라는 해석이다. 지금까지 삼성선물 사장이 사장단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관례를 깨고 김 사장이 이날 모습을 드러낸 것만 봐도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그는 2008년 삼성특검으로 퇴진하기 전까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회장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에서 이학수 고문과 함께 실세로 일했다. 특히 그룹의 곳간인 재무팀을 맡아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시절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CJ와 신세계, 한솔의 계열 분리 업무를 처리했다. 무엇보다도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삼성 특유의 순환출자구조를 만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경영 승계 밑그림을 짠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는 지난해 삼성카드 고문에 선임된 뒤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성사시키라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선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백기사인 KCC를 끌어들여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에버랜드 주식 64만1123주 가운데 42만5000주(17%)를 KCC에 매각하기로 결정,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끊어버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앞으로 김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정리 등 지배구조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그룹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이 사장이 전자ㆍ금융 계열사를 맡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 및 서비스 부분을,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화학 등을 맡는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를 보완하는 차원의 후속 인사" 라며 "내부에선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사장은 마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제일모직에 입사했다. 1990년 회장비서실 재무팀 과장을 거쳐 1998년 상무, 1999년 전무, 2001년 부사장, 2004년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