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규모도 200%(신주 2주 배정)에서 50%(0.5주 배정)까지 다양하다. 무증은 탄탄한 자금력을 가지고 주주가치를 높이는 수단이어서 일반적으로 주가에 큰 호재다.
전문가들은 "일부 상장사들이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고, 갈수록 거래량이 줄어들자 고육지책으로 무증을 결정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전날까지 무증을 결정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4곳(한미홀딩스, 한미약품, 고려제강, 한세실업)과 코스닥시장 7곳(코프라, 테크윙, 경봉, 씨티씨바이오, 디엔에프, 와토스코리아 등)을 합쳐 모두 11곳이다.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지기 시작한 8월(1곳)과 9월(2곳), 10월(4곳)에 비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늘어난 규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투자자들은 '거래량이 적고, 유통물량이 적은' 무증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은 찾는라 분주하다.
무증을 결정한 이들 상장기업은 대체로 저평가 해소와 주주가치 제고를 가장 큰 이유로 내세웠다. 특히 유통물량(소액주주 보유주식)이 적은 곳들은 신주의 발행주식 수를 확 늘려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코프라는 전날 50% 무증을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코프라의 주가는 장중 한때 13% 이상 급등하며 강세를 보였다.
코프라는 이번 무증에서 모두 290만주의 신주를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현재 상장주수가 580만주이므로, 절반의 주식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코프라의 소액주주 지분은 100% 중 약 27%로, 나머지 지분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 중이다.
200% 무증을 한 새내기주(株) 테크윙은 이미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없어지는 권리락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2만원선 위에서 거래되던 것이 전날부터 8000~9000원선을 오가고 있다.
테크윙 역시 소액주주 비중이 전체 주식수(550만주) 중 약 20%에 불과한 곳으로, 유통주식수가 적다. 테크윙은 지난달 10일 증시에 입성했지만, 유로존 위기가 불거지면서 연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다가 무증 발표 이후 상장 직후 수준을 회복해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신주 200만주를 더 늘리기로 한 고려제강은 소액주주 비중이 19%(9월말 기준), 경봉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그 비중이 약 6%에 불과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