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총기 적극 사용키로
'살인 中선장' 16일 현장 검증
영결식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송영길 인천시장, 경찰 관계자 등 920여명과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동료 경찰관의 고별사와 유가족 및 조문객 헌화, 분향 등으로 1시간 동안 엄숙히 진행됐다.
이 경사가 지난 2월 인천해경 3005함에 배치된 뒤 자주 드나들었던 이곳 부두에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퍼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눈발까지 간간이 흩날렸다.
해양경찰청 관현악단의 장중한 연주 속에 이 경사의 영정을 앞세운 유가족 행렬이 영결식장으로 입장하자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료 경찰관 600여명과 800여명의 조문객이 일제히 고개를 숙여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장의위원장을 맡은 모강인 해경청장은 이 경사의 영정 앞에 경장에서 1계급 특진을 명하는 임명장과 옥조근정훈장을 천천히 내려 놓았다.
모 청장은 조사(弔辭)에서 “1만여 해양경찰은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라고 말하고 “이 경사의 계급을 조금 더 일찍 높여 달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모 청장은 “흉기로 무장하고, 우리의 바다를 노략질하는 불법조업 선박들에 이 경사는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대한민국 공권력의 상징이었다”며 “해양주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하고 엄정한 법집행으로 대한민국의 국권을 우뚝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이 경사의 부인 윤경미 씨(37)에게 보내는 서한문을 최동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이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정부는 고인의 의로운 행동이 영원히 기억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한문 낭독 후 최 비서관이 대통령의 조의금을 전달하자 부인 윤씨 등 유가족들은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부축을 받으며 남편의 영정 앞에 겨우 선 윤씨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한참을 통곡하며 오열했다.
화장장으로 떠나는 검은색 리무진 차량 트렁크에 이 경사의 관을 싣고 문을 닫으려 하자 딸 지원양(14)이 말리며 “아빠 나 여기 있어, 어서 일어나”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동료 경찰관들도 중국어선 나포작전에 누구보다 솔선수범했던 동료이자 다정했던 아버지, 남편이었던 이 경사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고 흘러 내리는 눈물을 닦아냈다. 이 경사의 유해는 바로 인천부평시립 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임시 안장됐다.
한편 해양경찰청은 이날 총경급 이상 지휘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조업 외국어선 단속 강화 지휘관 회의’를 열고 공무집행 해경에 흉기를 사용하는 경우 총기를 적극 사용토록 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정당한 총기사용시 해당 경찰관에게 일체의 책임도 묻지 않기로 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