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대탈출·신용 전망 하향…동유럽도 '중환자실' 가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형은행 10여개 철수
라트비아 '뱅크런' 사태
라트비아 '뱅크런' 사태
동유럽에서 글로벌 자본의 ‘대탈출(엑소더스)’이 시작됐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26개국이 재정위기 해법으로 ‘재정통합’을 추진키로 했지만 금융자본의 불안을 달래주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체코 등 동유럽 4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13일 불가리아와 체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 4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경제성장 전망이 악화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피치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동유럽은 중부 유럽의 경제 및 금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유로존 상황이 악화되면 동유럽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대형 신평사들이 본격적으로 동유럽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등급 전망이 하향된 동유럽 4개국의 대유로존 수출 비중은 35~79%에 이른다.
이날 등급 전망이 낮춰지진 않았지만 동유럽 불안의 ‘뇌관’으로 평가받는 헝가리는 추가 긴축 조치를 취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하는 등의 조건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최대 200억유로 규모 자금 지원을 받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유럽 주요 은행들이 동유럽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동유럽은 빠르게 시장이 커졌을 뿐 아니라 규제가 적어서 유럽 금융계에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이 번지면서 분위기가 급변, 이미 10여개 대형 은행들이 철수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와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가 동유럽 지역 신규 대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자국 은행들에 크로아티아, 체코, 헝가리 등에 대한 대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동유럽 ‘은행 공동화’ 현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폴란드에선 최소 7개 해외 은행이 지점을 폐쇄하거나 자산을 매각하고 나섰다. 국내 금융시장의 48%를 이탈리아 은행이, 36%는 오스트리아 은행이 장악하고 있는 크로아티아는 ‘돈줄’이 막히면서 지역경제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지난 주말 라트비아에선 스웨드방크와 SEB 등 스웨덴 은행들이 철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자금 인출 규모가 평소의 7배에 달할 정도로 폭증했다.
여기에 불가리아와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세르비아에서 활동하는 전체 은행들의 보유자산 중 20%가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투자분으로 알려져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피치는 13일 불가리아와 체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 4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경제성장 전망이 악화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피치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동유럽은 중부 유럽의 경제 및 금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유로존 상황이 악화되면 동유럽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대형 신평사들이 본격적으로 동유럽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등급 전망이 하향된 동유럽 4개국의 대유로존 수출 비중은 35~79%에 이른다.
이날 등급 전망이 낮춰지진 않았지만 동유럽 불안의 ‘뇌관’으로 평가받는 헝가리는 추가 긴축 조치를 취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하는 등의 조건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최대 200억유로 규모 자금 지원을 받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유럽 주요 은행들이 동유럽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동유럽은 빠르게 시장이 커졌을 뿐 아니라 규제가 적어서 유럽 금융계에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이 번지면서 분위기가 급변, 이미 10여개 대형 은행들이 철수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와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가 동유럽 지역 신규 대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자국 은행들에 크로아티아, 체코, 헝가리 등에 대한 대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동유럽 ‘은행 공동화’ 현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폴란드에선 최소 7개 해외 은행이 지점을 폐쇄하거나 자산을 매각하고 나섰다. 국내 금융시장의 48%를 이탈리아 은행이, 36%는 오스트리아 은행이 장악하고 있는 크로아티아는 ‘돈줄’이 막히면서 지역경제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지난 주말 라트비아에선 스웨드방크와 SEB 등 스웨덴 은행들이 철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자금 인출 규모가 평소의 7배에 달할 정도로 폭증했다.
여기에 불가리아와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세르비아에서 활동하는 전체 은행들의 보유자산 중 20%가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투자분으로 알려져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