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엔고 등으로 자금력이 풍부해진 일본 기업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일본 기업의 해외 M&A 규모는 797억달러(91조8542억원)로 세계 3위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43억달러의 두 배 수준이며, 딜로직이 M&A 규모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은 1866억달러로 1위에, 영국은 839억5000만달러로 2위에 올랐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M&A 규모가 10위였던 일본이 3위로 뛰어오른 것은 엔화 강세로 기업들의 자금력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라며 “반면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유럽 기업들의 M&A 활동은 주춤해졌다”고 분석했다.

짐보 유이치 씨티그룹 일본투자부문 대표는 “소비재·제약 분야를 중심으로 내년에도 일본 기업들의 M&A가 줄을 이을 것”이라며 “특히 유럽 재정위기로 파산한 유럽 기업들이 시장에 대거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