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고인의 부인 장옥자 여사(81)를 비롯한 유족은 이틀째 오열을 거듭했다. 장 여사는 딸들의 부축을 받으며 조문객을 맞았다.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참아가며 의연한 모습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따금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고인의 영정 사진을 보며 눈물을 쏟아냈다.

박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장 여사와 1남4녀가 있다. 아들 성빈씨는 통신·네트워크장비 제조업체인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딸은 진아 유아 근아 경아씨가 있다. 맏사위는 윤영각 삼정KPMG 회장으로, 유족 측 대변인도 삼정KPMG 측에서 맡고 있다. 막내사위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다.

자녀들은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박 명예회장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대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 대변인인 김명전 삼정KPMG 부회장에 따르면 고인은 가족에게 “고생시켜 미안하다. 화목하게 잘 살아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김 부회장은 “고인은 본인 명의의 집도 없고 주식도 없다. 재산이 없어 큰딸 집에 얹혀 살았다”고 전했다.

박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난 13일엔 장 여사와 1남4녀 중 미국에 살고 있는 차녀 유아씨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박 명예회장의 임종을 지켰다. 유아씨는 이날 급거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부의금을 받지 않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