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익률 종결자' 는 기관 …IT·車로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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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씨등 SW 18% 수익…車부품주 보유 늘려 '짭짤'
외국인, 은행·건설株 손절매…삼성전자로 수익률 만회
개미, OCI 등 화학주에 덜미
외국인, 은행·건설株 손절매…삼성전자로 수익률 만회
개미, OCI 등 화학주에 덜미
기관 ‘상(上)’, 외국인 ‘중(中)’, 개인 ‘하(下)’.
올해 투자주체별 성적표다.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업종, 자동차부품으로 하락장을 대응한 기관의 완승이었다. 외국인은 금융주로 승부한 탓에 큰 재미를 보진 못했지만 하락 업종 손절매로 위기를 막았다. 개인은 믿었던 화학주에 발등을 찍히며 쓴맛을 봐야 했다.
◆기관, 다음 엔씨소프트로 쏠쏠한 수익
KTB투자증권이 매수주체별 올 한 해 순매수·순매도 업종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기관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기관은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인터넷·소프트웨어 업종을 2조원 넘게 사들였다. 같은 기간 이 업종의 수익률은 18.4%에 달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정보기술(IT) 제품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된 데다 해외 수출을 통한 모멘텀도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운용사들은 광고 플랫폼 사업으로 빛을 본 다음(74.6%), 신작 게임 기대로 급등한 엔씨소프트(51.2%)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며 수익률 경쟁을 선도했다. 기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혜 등으로 올 들어 10.8% 오른 자동차부품업종 보유 금액을 늘렸다.
기금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기금은 연말까지 증권과 해운, 기계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을 순매수하며 주식 비중을 늘린 상태다. 올해 수익률이 좋았던 반도체 자동차부품 자동차업종을 강하게 매수한 반면 올 들어 41.3% 하락한 증권업종을 가장 많이 팔았다.
◆외국인 히든카드는 삼성전자
외국인은 올 들어 은행주를 2조5800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업종 수익률이 -32.9%에 그쳐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이 자사주를 대량 매매(블록세일)로 외국인 투자자에 넘겼던 여파도 컸다.
대신 외국인은 위기 대처 능력에서 뛰어났다. 주도주에서 소외주로 추락한 화학주를 미련없이 팔아치웠다. 부진했던 조선(-35.9%)과 건설(-16.1%) IT하드웨어(-30.6%) 역시 순매도로 대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하락장 이후 외국인의 수익률을 보완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최고가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지만 기관은 이미 담을 대로 담아 운신의 폭이 좁았다”며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포함해 포트폴리오 보유 비중을 늘리며 연말 수익률을 만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은 삼성전자 대신 삼성전기 삼성SDI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보강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개인, OCI 너무 믿었나
개인은 외국인이 매도한 화학업종을 고스란히 떠안아 손실을 키웠다. 개인은 OCI(-31.1%) LG화학(-19.8%) 한화케미칼(-16.7%) 등 화학업종을 올 들어 3조35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저조한 업황 탓에 연초보다 35.9% 내린 조선업종을 그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은행과 디스플레이(-41.2%) 업종도 순매수 목록에 올렸다.
개인 순매수가 몰렸던 상위 20개 종목(시가총액 2조원 이상) 가운데 올초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셀트리온(12.1%) 하나뿐이었다. 개인은 하반기 선전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하반기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SK C&C(43.9%) 엔씨소프트(51.2%)도 순매도에 집중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급력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개인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변동성이 높았던 올해 증시 상황이 개인에게는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분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올해 투자주체별 성적표다.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업종, 자동차부품으로 하락장을 대응한 기관의 완승이었다. 외국인은 금융주로 승부한 탓에 큰 재미를 보진 못했지만 하락 업종 손절매로 위기를 막았다. 개인은 믿었던 화학주에 발등을 찍히며 쓴맛을 봐야 했다.
◆기관, 다음 엔씨소프트로 쏠쏠한 수익
KTB투자증권이 매수주체별 올 한 해 순매수·순매도 업종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기관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기관은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인터넷·소프트웨어 업종을 2조원 넘게 사들였다. 같은 기간 이 업종의 수익률은 18.4%에 달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정보기술(IT) 제품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된 데다 해외 수출을 통한 모멘텀도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운용사들은 광고 플랫폼 사업으로 빛을 본 다음(74.6%), 신작 게임 기대로 급등한 엔씨소프트(51.2%)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며 수익률 경쟁을 선도했다. 기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혜 등으로 올 들어 10.8% 오른 자동차부품업종 보유 금액을 늘렸다.
기금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기금은 연말까지 증권과 해운, 기계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을 순매수하며 주식 비중을 늘린 상태다. 올해 수익률이 좋았던 반도체 자동차부품 자동차업종을 강하게 매수한 반면 올 들어 41.3% 하락한 증권업종을 가장 많이 팔았다.
◆외국인 히든카드는 삼성전자
외국인은 올 들어 은행주를 2조5800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업종 수익률이 -32.9%에 그쳐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이 자사주를 대량 매매(블록세일)로 외국인 투자자에 넘겼던 여파도 컸다.
대신 외국인은 위기 대처 능력에서 뛰어났다. 주도주에서 소외주로 추락한 화학주를 미련없이 팔아치웠다. 부진했던 조선(-35.9%)과 건설(-16.1%) IT하드웨어(-30.6%) 역시 순매도로 대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하락장 이후 외국인의 수익률을 보완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최고가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지만 기관은 이미 담을 대로 담아 운신의 폭이 좁았다”며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포함해 포트폴리오 보유 비중을 늘리며 연말 수익률을 만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은 삼성전자 대신 삼성전기 삼성SDI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보강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개인, OCI 너무 믿었나
개인은 외국인이 매도한 화학업종을 고스란히 떠안아 손실을 키웠다. 개인은 OCI(-31.1%) LG화학(-19.8%) 한화케미칼(-16.7%) 등 화학업종을 올 들어 3조35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저조한 업황 탓에 연초보다 35.9% 내린 조선업종을 그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은행과 디스플레이(-41.2%) 업종도 순매수 목록에 올렸다.
개인 순매수가 몰렸던 상위 20개 종목(시가총액 2조원 이상) 가운데 올초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셀트리온(12.1%) 하나뿐이었다. 개인은 하반기 선전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하반기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SK C&C(43.9%) 엔씨소프트(51.2%)도 순매도에 집중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급력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개인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변동성이 높았던 올해 증시 상황이 개인에게는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분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