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11개 채권단은 워크아웃 협약채권 3400억원에 대한 리파이낸싱(차환)이 마무리되는 대로 박병엽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돌연 사퇴한 것은 그만큼 사정이 절박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가장 잘하는 사람이고,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만큼 채권단 중 박 부회장이 돌아오는 것에 반대하는 곳은 없다”고 14일 말했다. 또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도 “리파이낸싱 작업이 이달 중 완료되면 복귀를 요청할 방침”이라며 “리파이낸싱이 복귀의 명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과 워크아웃 협약을 맺은 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채권단은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협약채권액 3400억원 중 2000억원은 1000억원 상당의 김포 공장을 담보로 하는 신디케이트론으로, 1300억원은 기한부어음(usance)으로 리파이낸싱할 예정이다.

또 신협 새마을금고 등이 보유한 미협약채권 2300억원 중 2000억원은 팬택이 매출 채권을 담보로 하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상환하고, 남은 300억원은 보유 현금으로 갚을 계획이다. ABCP는 매출채권·부동산·회사채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 어음으로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낮다.

한편 지난 8일 미국으로 출국했던 박 부회장은 이날 새벽 귀국한 뒤 대전 신용협동조합 연수원에서 신협 채권단 관계자들을 만나 “워크아웃 5년 동안 참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구체적인 채무 상환 계획을 설명했다.

업계에선 박 부회장이 비협약 채권액 상환계획을 밝힘에 따라 오는 31일 이후 사퇴하겠다는 뜻을 접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류시훈/이상은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