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멕시코에 대규모 공장
일본 닛산자동차가 멕시코에 20억달러(2조3000억원)를 들여 연산 60만대 규모의 공장을 신설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멕시코를 북미와 남미를 아우르는 수출 허브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닛산자동차는 멕시코 중부 칼리엔테스와 쿠에르나바카에 두 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연간 70만대가량의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과 남미지역에 공급해왔다. 이번에 새로운 공장이 세워지면 연간 생산 대수는 130만대로 불어난다. 일본 국내 생산량(100만대)을 넘어서는 규모다. 새 공장은 기존 칼리엔테스 공장에서 10㎞ 정도 떨어진 곳에 마련할 방침이다. 연산 20만대 수준의 라인 3개를 설치하고 엔진 등 핵심 부품도 함께 생산한다.

3개 라인 중 하나는 벤츠를 제조하는 독일의 다임러그룹과 공동으로 활용한다. 이 라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는 각각 인피니티(닛산)와 벤츠(다임러) 이름을 붙여 판매한다. 멕시코 공장은 일단 닛산이 단독으로 건설한 뒤 다임러가 나중에 지분 참여를 하는 방식으로 공동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닛산이 멕시코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역자유화에 적극적인 멕시코의 대외개방정책. 멕시코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을 포함해 40여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다.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기에 유리한 입지 조건이다. 닛산을 포함해 마쓰다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줄줄이 멕시코로 몰려드는 이유다.

한계 상황에 달한 엔고(高)를 피하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은 이달 초 열린 도쿄 모터쇼에서 “현재 일본에서 생산되는 수출용 자동차는 채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닛산을 포함한 일본 자동차업체는 멕시코 태국 중국 등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