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株 급브레이크?  "지금이 매수 기회"
내수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주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초순부터 조정을 받기 시작한 자동차 관련 종목들은 이달 초 잠깐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 8일을 전후로 다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과도한 우려로 자동차 업종이 저평가 국면에 접어든 만큼 매수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브레이크 걸린 자동차주

자동차株 급브레이크?  "지금이 매수 기회"
15일 코스피지수는 38.64포인트(2.08%) 내린 1819.11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신재정협약을 추진키로 한 데 따른 기대감으로 지난 12일 1.33% 오른 것을 제외하면 이번주 내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요 업종 가운데 최근 증시 조정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자동차 업종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2.63%(5500원) 하락한 20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차는 지난달 7일 장중 24만1500원을 찍은 후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반짝 회복하기도 했으나, 다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1.97%(1300원) 내린 6만480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이 기간 하락률은 10.74%에 달한다.

전방산업이 타격을 입자 부품주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 현대위아(1.09%) 등 일부 종목이 오르기는 했지만 현대모비스가 0.52%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만도(-0.26%) 동양기전(-5.56%) 등 상당수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내수 부진 우려가 직격탄

내년에 국내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준 게 최근 자동차 업종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자동차시장의 2012년 예상 판매 대수는 올해보다 1.1% 감소한 158만대다.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대수가 지난 10, 11월 두 달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이 내수시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의 ‘팔자’ 행진이 악재다. 기아차는 기관이 6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 이 기간에 145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대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관심이 온통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기·전자업종에 집중돼 있다”며 “전기·전자업종에서 안 좋은 모습이 나오거나 자동차주가 스스로 모멘텀을 찾아야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주 낙폭 과도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동차업계는 내수시장의 감소분을 해외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며 “내수 판매에 대한 최근 우려는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현대차의 내수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1%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25% 증가했다”며 “자동차주는 전반적으로 저평가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내수가 부진하기는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판매가 양호하고 원·달러 환율도 4분기 들어 유리하게 작용해 4분기 실적은 양호한 성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중·소형 자동차 부품주에 조금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김현욱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형 자동차 부품주들은 내년에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낼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이 좋은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