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대어(大魚)급 IPO(기업공개) 기업인 GS리테일의 공모주 청약이 예상대로 크게 부진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도 실망스러웠던 만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한 우려가 앞서고 있다.

16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GS리테일 일반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은 5.69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청약에서 대표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의 경쟁률이 10.89대 1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또 다른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률은 4.2대 1에 불과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쟁률은 1.4대 1로 가장 낮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IPO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GS리테일의 경쟁률이 이 정도면 완전 참패한 것"이라며 "과거 대형 상장주들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도 좋았지만 일반청약 경쟁률은 훨씬 더 높았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앞서 26.39대 1로 집계됐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이보다 훨씬 낮은 5.69대 1을 기록한 것.

하지만 이러한 GS리테일의 흥행 부진은 예고됐었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이번 공모가 LG상사의 구주매출로만 이뤄지면서 공모가 자체가 워낙 높게 책정된 탓이다.

LG상사는 현재 GS리테일 주식 2461만8240주(지분 31.97%)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1540만주(지분 20.0%)를 구주 매출한다. 나머지 12% 가량의 물량도 3개월간 보호예수를 거친 뒤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상사가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GS리테일 상장을 택한 만큼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불렀다"며 "일부 기관 투자자들이 공모가에 의의를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회사 측은 귀를 닫고 시장과 소통하는데 철저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흐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통상 상장 후 주가는 수요예측 경쟁률하고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GS리테일도 이에 따라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LG상사 물량이 추가로 더 나올 경우 오버행(물량부담) 이슈가 생길 것"이라며 "이때 2만원 아래에서는 살 기회를 노리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오는 23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후 유통가능주식수는 1272만2790주로 공모후 기준 16.52%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