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6일 은행업종에 대해 순이자마진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며 저점 매수전략을 추천했다. 다만 유럽재정 위기에 대한 해결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어 해결책이 제시되기 이전까지는 단기 대응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012년 대출 성장은 2011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GDP성장률이 금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성장이 부진하다면 은행 실적에는 순이자마진과 같은 수익성 지표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구 애널리스트는 "2011년 은행 대출 증가율은 6%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2년에는 6%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대우증권은 2011년과 2012년 GDP성장률을 각각 3.7%와 3.3% 정도로 전망하고 있는데 여기에 글로벌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가세되면서 은행의 대출 행태는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은행 여수신 금리 동향을 보면 순이자마진 하락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대우증권은 판단했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10월 2.96%포인트로 2010년말 2.85%포인트 보다는 높지만 2011년 6월말 3.01%포인트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현재의 은행 수익성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순이자마진 하락이 완만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규취급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010년 4분기 큰 폭으로 하락한 후에는 횡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0년말 신규취급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08%포인트였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지만 2011년 10월에는 2.06%포인트로 거의 유사한 정도를 기록했다. 그는 신규취급액기준 예대금리차에서 향후 은행의 수익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순이자마진 하락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발표되고 있는 일련의 소식들은 은행 수익성 지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이다. 최근 연체이자율 인하, 신용대출 스프레드 축소를 통한 대출금리 인하, 지점장 전결 금리 조정 범위 확대 등은 대부분 은행 대출금리의 하락 요인이라고 할 수 있고 이는 순이자마진 하락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구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대출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조달금리가 하락하거나 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 성장이 늘어날 수 있다면 이익 감소 정도는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의 조달금리는 2012년 정책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하락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통화완화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은행의 조달 환경이 나쁘지 않는 배경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은행 밸류에이션에는 은행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현재 은행업종의 12개월 전망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이다. 이는 2008년 하반기 리먼 사태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는 은행들의 펀더멘털이 리먼 사태 당시 보다는 양호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PBR 0.5배에는 가능한 대부분의 불확실성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