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때 실적 좋은 기업 골라야 '큰 수익'
최근 시장에서 조선업종이 저평가다, 화학업종이 저평가다 말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오르는 것은 대선 관련주다. 안철수연구소는 증권가의 고평가 진단이 무색할 정도로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얼마 전엔 인터넷에서 에스엠 투자자 한 명이 화제가 됐다. 전문투자자가 아닌 소속 연예인 ‘소녀시대’의 삼촌팬이 20배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주식가치에 대한 전문적이고 수치적인 분석이 투자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수치의 오류에서 벗어나려면 흐름과 사이클에 입각한 매매에 익숙해져야 한다.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크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유명한 개인투자자 고레가와 긴조는 일곱 번을 실패해도 세 번의 성공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단순히 손절매를 잘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에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내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업종 사이클에 대한 이해는 수익 규모를 키우는 데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시점에 똑같이 좋은 실적을 내는 두 회사가 있는데 업종은 서로 다르다. 어떤 종목을 고르는 것이 유리할까. 호황기 업종보다는 비수기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높은 수익을 내는 비결이다. 호황기에 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비수기 때 실적이 좋다는 것은 호황기 때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국내 반도체주는 비수기에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는 사례다. 반도체 업종은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다른 업종을 압도하며 선전 중이다. 호황기 때 더 큰 수익을 낼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하이닉스의 주가도 비교적 견조한 모습이다. 지금과 같은 탄탄한 주가 흐름은 지난 3년에 걸친 사업경쟁력과 재무여력 개선이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주식은 매도시점을 호황기까지 길게 가져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사이클 변화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특정 주식투자 전략이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한번 실패한 방법이라고 해서 실패만 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투자기법을 고수하되 발전시키려는 자세다. 투자 방식을 자주 바꾸는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을 보기 어렵다. 늘 공부하는 자세로 단점을 보완해 나가면 성공 투자도 가까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