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내년 '안철수·SM·YG·JYP' 를 주목하는 이유
갈수록 증강현실 산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증강현실이란 가상현실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터넷,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과 같이 두들기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산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산이론에서 전통적인 제조업은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된다. 모든 자원은 희소하기 때문에 생산하면 할수록 생산성은 감소한다. 이 때문에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용을 더 늘려야 한다. 실업률과 같은 고용지표를 대표적인 경기후행지표이자 성장의 종속변수로 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증강현실 산업은 네트워크만 깔면 깔수록 공급능력이 확대되고 생산성이 늘어난다. 수확체감이 아니라 체증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성장률이 높아지더라도 물가가 안정되는 ‘골디락스’와 같은 종전의 경제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 즉 신경제(new econom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집권하던 때의 미국 경제가 전형적인 예다.

‘고용 창출 없는 경기회복(jobless recovery)’은 대표적인 현상이다. 특히 증강현실 산업은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경험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들 분야에서 취약한 청년층의 실업이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배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의 경우 청년 실업률은 4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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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빈곤층인 BOP 계층도 늘고 있다. BOP(Base of the Economic Pyramid)란 소득 피라미드의 가장 낮은 쪽에 있는 계층으로 1인당 연간소득 3000달러(하루 8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현재 BOP 계층은 세계 인구의 72%에 이르며 지역별로는 아시아 71.5%, 아프리카 12.3%, 중남미 9.0%, 동유럽 6.3% 순으로 분포돼 있다.

청년층과 빈곤층이 두터워짐에 따라 증강현실 산업 발전에 따른 반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모든 매스컴에서 올해 10대 뉴스로 꼽힐 만큼 런던 폭동사태와 반(反)월가 시위가 거세다. 앞으로 이 운동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인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학계를 중심으로 런던 폭동사태와 반월가 시위를 낳게 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부유층과 대기업이 청년층과 빈곤층에 기부, 세제지원 등을 통해 도움을 주는 ‘온정적 자본주의’가 자본주의 4.0세대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참고로 자본주의 역사상 1.0세대는 ‘맬더스의 자유방임주의’, 2.0세대는 ‘케인스의 수정자본주의’, 3.0세대는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를 의미한다.

또 하나의 반작용은 증강현실 산업의 최대 이용자이자 피해자인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 신러다이트 운동이다. 신러다이트는 19세기 초 기계를 파괴시키자는 러다이트 운동에 빗대어 증강현실, 즉 첨단기술을 파괴시키자는 운동이다. 일부에서는 각종 바이러스 전파, 디도스 공격 등을 이 운동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신러다이트 운동과 함께 온라인상에 경계선을 긋고 사유화 혹은 유료화하자는 신인클로저 운동, 선거법에 규정돼 있는 연령제한과 관계없이 증강현실 산업 이용자들의 정치 참정권을 늘리자는 신차티스트 운동,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가자는 신브나드르 운동이 고개를 들고 있다. 법적 허용 여부와 관계없이 신차티스트 운동은 확산돼 갈수록 증강현실 산업 이용자들의 정치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커지는 추세다. 향후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인본주의 운동도 주목된다. 증강현실 산업의 발전으로 온라인 공간상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람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줄어들고 감정이 메말라 간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사람을 ‘온라인상의 고립된 인간’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 신인본주의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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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청년층과 빈곤층을 대상으로 사회적 기부 등을 통한 ‘프로 보노 퍼블릭코(pro bono publico)’ 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안철수연구소 등 사회공헌 기업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갈수록 메말라 가는 인간의 감정을 채워줄 수 있는 수단에 대한 요구로 공연문화 등이 확산되면서 SM, YG, JYP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가 크게 오르고, 이들 종사자가 속속 신흥 부유층으로 편입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예측을 보면 대체로 어둡다. 올해 주가 예측이 크게 틀린 것에 대한 신중함과 함께 주가를 예측하는 시점에 증시가 안 좋은 ‘최근 효과(recently effect)’가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 변화에 따라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제3의 섹터’를 발굴하면 의외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해도 바로 2012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