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프라임브로커(PB)의 역할 및 경쟁력이 필수적입니다.”(김은수 우리투자증권 전무)

한국형 헤지펀드의 출범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PB의 경쟁력은 물론 준비 상황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PB는 헤지펀드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가증권 대여부터 △대출 △청산 및 결제 △펀드 관리 등 핵심 업무뿐 아니라 사무실 제공과 행정 지원에 이르는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은 “‘선수들’(헤지펀드매니저)이 PB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 ‘자갈밭’에서 뛰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인력 구성조차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곳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B가 헤지펀드의 롱쇼트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 트레이더가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까지 필요한 트레이더를 구하지 못해 스카우트 중인 증권사도 있다”고 전했다.

리서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걱정스럽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헤지펀드에서 수년간 근무 경력이 있는 한 펀드매니저는 “PB를 준비 중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롱쇼트 전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페어 트레이딩(pairs trading)의 컨셉트를 아직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 매니저는 “롱쇼트 전략을 성공적으로 지원하려면 ‘매도’ 분석이 몸에 익어야 하는데 ‘롱온리’(매수 추천 위주)에 익숙한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보유 중인 리테일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각 1조5000억원 규모의 대차거래풀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내년 안에 이 규모를 5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규모를 훨씬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명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헤지펀드팀 이사는 “출범 초기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데는 무리가 없겠지만 규모가 더 커지면 원활한 운용에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의 경우 한국 주식 대차 잔액이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