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화이자'리리카', 당뇨병성 신경통 치료 '세계시장서 히트'
‘신경병증 통증’은 일반인에게는 이름이 생소한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의외로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신경병증 통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접할 수 있다. 당뇨병, 척수손상, 암, 대상포진 등 다양한 질환들이 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말초와 중추 신경에서 발생하는 신경병증 통증은 통증 자체로 인한 고통도 있지만 이로 인한 수면방해, 우울증, 불안 등의 2차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감각소실로

그 중에서도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당뇨환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족부(足部) 절단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가장 흔한 당뇨병 합병증 중 하나로, 2010년 대한당뇨병학회에서 국내 당뇨환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약 33%의 환자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고 있었다.

발이나 다리가 저리거나 쑤시는 느낌, 불에 덴 듯 화끈거리는 느낌 등이 주요 증상으로 증세가 심해지면 아예 아무 감각을 느낄 수 없는 ‘감각 소실’에 이르기도 한다.

감각이 소실된 당뇨환자는 발에 난 상처를 방치하다가 궤양이 생겨 발을 절단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주로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질환의 특성 탓에 수면 방해가 자주 발생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에게 몇중의 고통이 되고 있다.

◆통증 유발하는 신경물질 차단

화이자제약의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나 대상포진 후의 신경통증 등을 포함해 성인에게 발생하는 다양한 말초·중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다.

[건강한 인생] '화이자'리리카', 당뇨병성 신경통 치료 '세계시장서 히트'
통증 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해 빠르게 통증을 억제시킬 뿐만 아니라 경련이나 불안 등의 부작용도 막는 작용을 한다. 지난 6월에는 암환자의 신경병증 통증 약물요법의 진통보조제로 보험급여가 확대돼 암환자들이 마약성 약물을 사용하는 대신 안전하게 이 제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가 발표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리리카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의 치료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약제로 확인받았다. 학계에 알려진 수많은 치료법 중 효과가 입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치료법을 엄격한 기준과 절차로 구분해 등급을 매긴 결과, 최고 등급인 ‘레벨 A’를 받은 치료제는 이 약이 유일했다.

또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감소뿐 아니라 수면방해 개선 효과도 있음이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총 1510명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7건의 임상 시험을 분석한 결과, 투여 1주일째부터 위약대비 유의한(의미 있는)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일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위약 대비 수면방해 개선 효과가 연구 종료 시점인 13주간 지속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섬유 근통 치료제로도 쓰여

리리카는 섬유근통 치료제로도 명성이 높다. 2007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섬유근통 치료제로 최초 승인을 받았고, 그 해 12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올해의 10대 의학혁신(Top 10 Medical Breakthroughs)’으로 선정됐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