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북 충격으로 하루이틀 정도 주가가 하락한 이후 5거래일이 지난 후에는 오히려 코스피지수가 평균 2% 이상 상승했다. 대북 악재로 인한 주가하락은 매수 기회다."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유럽발 악재에 장중 1800선이 붕괴되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오후 1시1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64.31포인트(3.50%) 급락한 1775.65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때 1750.60포인트까지 곧두박질쳤다.

강 팀장은 "1년 전인 지난해 11월 23일 북한 해안포에서 발사한 포탄이 우리 측 연평도에 떨어지면서 대북 리스크가 크게 불거진 경험이 있다"며 "당시 전군에는 비상경계 태세가 내려졌으며, 과거에 발생했던 북한 핵 실험, 대포동 미사일 발사 등의 악재와 다르게 해안포가 우리나라의 육지에 직접적인 충격을 줬다는 점과 이 과정에서 사상자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북 악재로 인한 충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졌다"고 전했다.

이날도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패닉 셀링'이 나타나고 있으나, 지난 십수년간 발생한 대북 리스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한적 충격 이후,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1990년대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주가 조정을 분석한 결과, 주가 영향력은 최저 1거래일에서 최대 4거래일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가 조정폭도 -0.14~-6.63%선에 그쳤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재에 대한 충격의 강도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대북 문제 등에 대한 투자가들의 경험이 학습적으로 축적된 결과라는 판단이다.

강 팀장은 "투자자들이 단기 충격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며 "조사 결과 대북충격으로 하루이틀 정도는 주가가 하락한 이후 5거래일을 지난 이후로 측정해 보면 오히려 평균 2% 이상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한국은 주가수준 상으로도 이미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디폴트 수준으로 적용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생한 북한의 정치적 위험이 새로운 등급 하향이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는 악재가 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