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선 김 위원장 사망의 증시 영향력에 대해 다소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모으는 분위기다.
19일 오후 1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02포인트(3.10%) 떨어진 1782.45를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 이탈리아 재정긴축안 통과 가능성 부각 등 엇갈린 유럽 소식에 내림세로 장을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 낙폭을 2%대로 키웠다. 이후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는 추가로 하락폭을 확대했다. 한때 89.36포인트(4.86%) 폭락, 175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이 지난 17일 8시30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우선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사망의 증시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저가 매수를 주문하고 나섰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북 악재에 따른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며 "지난 십수년간 발생한 대북 리스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한적인 충격을 받은 후,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코스피지수가 요동치고 있지만 지수 충격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라며 "우선 확인이 먼저지만 유럽위기를 제외할 때 매도보다는 매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차분하게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는 점에 비춰 예상보다 북한의 동요가 크지 않았다고 이 애널리스트는 풀이했다.
반면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김 위원장 사망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2∼3일 내에 상황이 정리, 안정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때도 혼란한 상황이 일주일 이상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김 위원장 사망이 과거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식시장과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정한 상황을 일단 지켜보는 게 적절할 것이란 조언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 사망의 충격이 증시에 단기적으로 반영된 만큼, 코스피지수가 1650선은 지켜낼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주까지는 영향력이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김 위원장 사망으로 인한 충격은 상당 부분 증시에 반영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1650선 이하로 밀고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 팀장도 "코스피지수가 연저점(1652.71) 이하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레벨을 감안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1730포인트 이하는 여전히 주가가 싸다"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에선 현 시점에서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관망 기조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과거에도 북한 관련 이슈가 안정되면 지수가 쉽게 올라왔기 때문에 지금은 매도에 동참하기보다 일단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1990년대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주가 조정을 분석한 결과, 주가 영향력은 최저 1거래일에서 최대 4거래일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가 조정폭도 -0.14~-6.63%선에 그쳤고, 시간이 지날수록 악재에 대한 충격의 강도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