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사 19곳, 구리~포천 고속도 '참여'
6%대 금리보장…1조 넘는 사업 잇단 성사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은행 보험 새마을금고 신협 등 금융회사들이 민자 고속도로사업에 잇따라 뭉칫돈을 대고 있다. 민자투자사업은 정부의 최소수입보장(MRG)이 폐지된 2006년 이후 한동안 투자자 모집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엔 20개 안팎의 금융회사가 참여해 1조원대의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1조원대 프로젝트 잇따라 성사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은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구리~포천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금융약정 체결 서명식을 열었다. 이들 3곳의 금융주관사들은 전체 민간조달자금 1조7042억원 가운데 타인자본 1조4539억원에 대한 금융을 주선했다. 금융약정 규모로 보면 인천공항철도(3조5000억원) 사업 이후 최대다.
은행권에서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외환은행 농협 부산은행 등 6곳이 대출하겠다고 나섰고, 보험사 중에서는 교보생명 대한생명 한화손보 LIG손보 등 11곳이 참여하는 등 19개 기관이 투자를 약속했다.
이번 약정 체결로 시행사인 서울북부고속도로(주)는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내년 2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경기도 구리 토평동에서 포천 신북면을 연결하는 총연장 50.54㎞의 왕복 4~6차로 도로다. 민간자본이 준공 후 30년간 운영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으로 건설된다.
김훈 산은 PF1실 팀장은 “서울 수도권에서 경기북부로 가는 기존의 47,43,3번 국도는 만성적인 정체가 빚어진다”며 “도로가 뚫리면 충분한 교통량이 유입돼 사업성이 충분할 것으로 투자기관들이 판단해 투자가 몰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0일엔 현대건설컨소시엄의 제2영동고속도로(광주~원주) 민간투자사업에도 은행 보험사 등 28곳이 참여해 민간조달자금 가운데 1조700억원을 대출하거나 투자하기로 약정을 맺은 바 있다.
◆6%대 금리 보장에 안정성까지
민자 고속도로사업에 많은 돈이 몰리는 이유는 연 6%대 금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구리~포천고속도로와 제2영동고속도로 사업에는 당초 예상액보다 많은 기관 투자가 몰려 금융주관사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사채 금리가 연 4%대 중반인 데 비해 민자고속도로 사업은 보증 여부에 따라 연 6%대 초반에서 후반까지 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장점 때문에 내년 초 잇따라 금융약정 체결이 예정돼 있는 상주~영천고속도로(1조5200억원)와 인천~김포 민자고속도로(1조300억원) 등 조달자금이 1조원대인 사업에서도 투자자 모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공세일 산은 PF센터 부행장은 “올해 최대인 구리~포천 고속도로 사업이 성사된 만큼 내년 초 예정된 프로젝트의 자금조달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