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감열지 라인 3배로 증설
한솔제지(대표 권교택)가 내년까지 200억원을 투자, 감열지 생산능력을 연산 16만t 규모로 확충한다. 이렇게 되면 연산 25만t 규모의 독일 쾰러에 이어 세계 2위 감열지 생산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솔제지는 19일 장항공장의 기존 인쇄용지 코팅 설비를 개조, 연간 10만t의 감열지를 생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코팅 설비가 개조되면 인쇄용지와 감열지를 필요에 따라 교차생산할 수 있게 된다.

각종 영수증과 은행 순번대기표, 입출금거래표 제작 등에 많이 사용되는 감열지는 세계적으로 연간 10%씩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소비량은 150만t으로 전망된다. 국내 소비량은 이 중 1만9000t.

한솔제지는 이번 장항공장 투자로 감열지 생산능력이 종전 연산 6만3000t 규모(천안·오산공장)에서 16만3000t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국내 수요가 적기 때문에 생산량의 80~90%를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설투자는 신규 설비를 도입하는 게 아니라 기존 설비를 개조해 쓰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과 향후 고정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생산 최적화를 통해 생산원가를 기존보다 10% 이상 줄여 글로벌 업체와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원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2년 국내 최초로 감열지를 개발한 한솔제지는 감열지 생산에 있어 30여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 원가, 유통망 등 감열지 시장 전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권교택 한솔제지 대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국내 1위 위상을 굳건히 하면서 미국 유럽 남미 등 기존 해외 시장에 이어 신규 시장도 더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앞서 2007년 감열지 표면을 하얗게 코팅할 때 쓰는 ‘BPA(비스페놀A)’ 물질이 유해성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유럽 식약청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안전한 대체 물질을 사용한 감열지(그린 플러스)를 자체 개발한 바 있다. 이마트가 지난 9월부터, 현대오일뱅크는 10월부터 이 회사의 친환경 감열지로 전량 교체하는 등 백화점, 대형마트, 주유소 등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 감열지(感熱紙)

특수 처리된 열 감응 용지다. 열을 가한 부분만 빨강 검정 등으로 변하는 것을 이용해 문자나 도형을 나타낼 수 있다. 각종 영수증과 은행 순번대기표, 입출금거래표, 팩스 기록지 등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