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은 온통 김 위원장 얘기로 도배가 됐다. 지난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선거 얘기로 넘쳐났던 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였다. 향후 한반도 정세와 정국불안 가능성을 걱정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1시간 만에 12만여건

트위터 검색 사이트 트윗트렌드에 따르면,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처음 알려진 이날 12시 전에는 김정일이라는 단어가 담긴 트위트는 132건에 불과했다. 1시간 후인 오후 1시 관련 트위트는 12만건을 돌파했다. 오후 6시엔 16만건을 돌파했다. 검색 포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도 ‘김정일’ ‘김정은’ ‘김정일 사망’ ‘김일성’ 등 관련 검색어가 점령했다.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우려하는 글들이 많았다. 트위터 이용자 @kennedi****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고 하네요. 향후 남북관계, 그리고 남한 정국에 어떤 파장 끼칠지 걱정이네요”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Radiation_****도 “갑자기 무서워지는군요. 김정일 사망 이후 한반도 운명은 중국도 우리도 아닌 미국이 갖고 있을 것 같네요. ”라는 글을 올렸다.

◆원희룡·문성근, 조의 트위트 물의

순식간에 12만건 트위터 도배…조문 논쟁도
트위터를 애용하는 유명 인사들도 트위트를 연달아 올렸다. 팔로어 100만명을 돌파한 소설가 이외수 씨는 “잠에서 깨어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차 안에서 과로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독재가 종식되고 온 누리에 평화가 도래하는 계기가 되기를 빌겠습니다”고 글을 올렸다.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저자인 정재승 KAIST 교수는 “독재자가 죽어도 독재가 끝나지 않은 비극.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는 안개 정국”이라고 트위트를 날렸다.

원희룡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이 와중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합니다.”라는 트윗을 날렸다가 십자 포화를 맞았다. @Jaehyu***는 “주적의 독재자가 죽었는데 그 죽음을 슬퍼하다니요”라는 글을 남겼고, @peter***는 “정말 실망이다. 실망 원희룡. 천안함과 연평도 전사자의 눈물을 잊어버렸군”이라고 비판했다.

영화배우 문성근 씨와 노회찬 통합진보신당 대변인도 트위터로 조의를 표해 구설수에 올랐다. 문씨는 “모든 것을 떠나 같은 민족구성원으로서 삼가 조의를 표하며 평화 공존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우리 정부가 지혜롭게 대처하기 바랍니다”라고 썼다. 노 대변인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남북화해와 협력의 기본 정신은 변함없이 이어져 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올렸다.

◆철없는 음모론 여전

김 위원장 사망을 최근 국내 현안과 연결시키는 음모론 수준의 트위트도 끊이지 않았다. @PopeBB****는 “김정일은 진짜 가카의 절친인가봐! 죽는 것도 타이밍을 잘봤잖아. BBK와 선관위DB침탈사건, 상왕마마의 비서 돈세탁 등등을 무덤에 묻어 주려하는거 보면”이라고 올렸고, @ibra****는 “정말 어떻게 요렇게 절묘할 수가 있을까요? 신기할 따름”, romanticso****는 “김정일 죽은건 죽은 건데 이걸로 수많은 일들이 묻히지않게 합시다! 선관위 가카 친인척비리 한ㆍ미FTA 정봉주 의원 재판 등등 이외에도 중요한 일들이 많습니다. 김정일 죽음으로 모든 사건이 묻히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계속 지켜볼거다” 등 밑도 끝도 없는 음모론을 쏟아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