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유럽 위기도 여전한데"…증시 변동성 더 커질듯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시 전망
지정학적 위험 높아져
외국인 동향 주시해야
'예고된 악재' 전망도
지정학적 위험 높아져
외국인 동향 주시해야
'예고된 악재' 전망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당분간 변동성 높은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적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고 나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 국내외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터져 나왔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북한 권력 승계 과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시장이 방향을 잡을 때까지는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현금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럽 재정위기 겹쳐 충격 확대
전문가들은 19일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의 주가 흐름을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표현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까지 높아져 주가 하락 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6개국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는 소식에 1800선 밑으로 떨어진 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1750까지 밀려났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라는 악재가 시장의 바탕에 깔려 있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사그라든다 해도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경제 상황도 좋지 않아 북한발 악재의 충격파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영무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마저 높아졌다”며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북한 후계구도의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으면 코스피지수 하락 폭도 커질 전망이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김 위원장 사망은 코스피지수를 100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는 악재”라며 “1680이 지수 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변수에 그칠 것” 전망도
북한발 악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정학적 위험은 한국 시장에 내재된 요소로 이미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할인 요인으로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다. 우리투자증권은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는 악재가 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과거 북한 관련 악재가 발생했을 때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2~3일 이내에 낙폭을 만회했던 경험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코스피지수는 이날도 장중 한때 1750까지 하락했다가 20포인트 넘게 반등, 1776.93에 마감해 대북 악재에 따른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한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심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지수 1750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동향, 원·달러 환율 살펴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사후 북한 체제의 전개 방향과 외국인 동향 등을 살펴가며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당분간 주식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지만 투매할 상황도 아니라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가 단기 변동성을 이용해 선물이나 옵션 투자에 나서는 것도 삼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정학적 위험이 주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외국인의 투자 방향에 달렸다”며 “북한 후계구도가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가보다 대외 악재에 더 민감한 경향을 보이는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내년 상반기 1650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과감하게 투자할 국면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 국내외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터져 나왔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북한 권력 승계 과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시장이 방향을 잡을 때까지는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현금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럽 재정위기 겹쳐 충격 확대
전문가들은 19일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의 주가 흐름을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표현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까지 높아져 주가 하락 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6개국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는 소식에 1800선 밑으로 떨어진 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1750까지 밀려났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라는 악재가 시장의 바탕에 깔려 있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사그라든다 해도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경제 상황도 좋지 않아 북한발 악재의 충격파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영무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마저 높아졌다”며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북한 후계구도의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으면 코스피지수 하락 폭도 커질 전망이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김 위원장 사망은 코스피지수를 100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는 악재”라며 “1680이 지수 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변수에 그칠 것” 전망도
북한발 악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정학적 위험은 한국 시장에 내재된 요소로 이미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할인 요인으로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다. 우리투자증권은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는 악재가 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과거 북한 관련 악재가 발생했을 때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2~3일 이내에 낙폭을 만회했던 경험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코스피지수는 이날도 장중 한때 1750까지 하락했다가 20포인트 넘게 반등, 1776.93에 마감해 대북 악재에 따른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한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심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지수 1750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동향, 원·달러 환율 살펴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사후 북한 체제의 전개 방향과 외국인 동향 등을 살펴가며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당분간 주식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지만 투매할 상황도 아니라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가 단기 변동성을 이용해 선물이나 옵션 투자에 나서는 것도 삼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정학적 위험이 주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외국인의 투자 방향에 달렸다”며 “북한 후계구도가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가보다 대외 악재에 더 민감한 경향을 보이는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내년 상반기 1650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과감하게 투자할 국면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