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당분간 '평양의 봄' 가능성 낮아"
“북한에서 이른 시일내 ‘아랍의 봄’과 같은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 같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한국학 부소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2002~2004년 미 국무부에서 한국담당 데스크를 지낸 그는 존스홉킨스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한·미 관계를 가르치기도 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북한 정권이 국민들을 완벽하게 제압해 왔다”면서 김 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이른 시간 내에 ‘북한의 봄’이 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아랍과 같은 불안이 찾아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일성의 사망과 김 위원장의 사망이 갖는 의미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김 위원장은 이미 10여년 동안 사실상 북한의 지도자로 자리매김을 했고, 나이도 지금의 김정은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1994년 이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데다 지난해는 한국을 두 차례나(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공격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사망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여부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북한 문제는 미국의 정책에 따라 초래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과거에도 그랬지만 대개는 북한 지도자들의 기본적인 태도 변화와 접근 방식 변화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