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WP "한반도 불확실성 두배 커졌다"
◇…일본 언론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 가져올 동북아 지역 정세 변화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요미우리신문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확정돼 있었고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조선노동당 부장이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김정은의 경험이 부족한 만큼 북한 내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교도통신은 “장성택이 북한의 ‘넘버2’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그동안 정적을 하나하나 제거해온 장성택의 권력이 비대해져 2년 안에 군부 기반이 약한 김정은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소요가 발생해 난민이 국외로 탈출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언론 역시 김 위원장 사망이 가져올 동북아 세력 균형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할 것으로 보이지만 군부의 의중은 아직 명확지 않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의 불안정성이 두 배가량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백만명의 북한주민이 남한으로 탈출할 경우 1조달러 이상의 통일비용이 들 것이란 추산도 덧붙였다.

◇…중국이 북한에 개입해 권력 공백을 메울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중국이 북한의 체제 유지를 위한 대북 지원을 강화할 전망”이라며 “중국은 미국과의 대결에서 완충지대인 북한의 혼란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들은 단순한 사실 보도 외에 특별한 언급을 삼가는 등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7일 사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짤막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군이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간 것은 속보로 전하는 등 미국과 한국의 움직임에 민감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러시아 극동지역 통신인 프리마미디어를 인용, “중국과 러시아 접경지역인 아무르주에서 지난 16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김정일 관련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의 사망 사실이 공식 발표되기 전에 대형 초상화만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우방인 러시아에 공식 발표 이전에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전달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동욱/전설리/김희경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