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탈북자 단체가 19일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보도하기 전 북 상황을 나름대로 정확하게 분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NK지식인연대는 이날 오전 11시41분께 홈페이지(www.nkis.kr)에 올린 글에서 “북한 중앙텔레비전에서는 낮 12시부터 특별방송이 있다고 거듭 발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예고로부터 김정일 사망 사실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NK지식인연대 측은 이에 대해 “방송원이 매우 비통한 어조와 표정으로 중대방송을 알리고 있는 데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이 김정일의 생애와 활동 소개로 일관돼 있다”며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했다. NK지식인연대는 아울러 “전날 방송순서에서는 오늘 방송이 예정돼 있지 않았으며 예고방송이 1994년 김일성 사망 때를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 통일부와 외교통상부 등 정부 당국자들은 특별방송 전까지 북·미회담 관련 내용으로 잘못 예측하다가 낮 12시에 검은 상복을 입은 북한 중앙TV 아나운서가 흐느끼며 나타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많은 네티즌들은 “정부의 대북 정보관리에 큰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NK지식인연대는 2008년 10월 탈북 지식인들이 모여 결성한 통일운동 단체다. 북에서 학계와 전문직에 종사했던 1000여명 이상의 지식인들로 구성돼 북한 관련 정보수집 및 분석, 북한이탈 주민 권익옹호와 정착지원, 통일방안 연구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