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자동차업체 사브가 결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해 74년의 역사가 막을 내릴 위기에 처했다.

스웨덴 베네르스보리 지방법원은 19일 “파산보호를 받고 있던 사브자동차와 2개 계열회사가 파산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대주주인 ‘스웨디시 오토모빌’은 그동안 사브를 중국 회사들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벌여 왔다. 그러나 작년 2월 사브를 스웨덴 회사에 매각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며 매각을 반대해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사브는 그동안 GM의 기술을 활용, 자동차를 만들어왔다.

빅토르 뮬러 사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GM으로부터 사브를 매입한 후 “스웨덴 회사의 정체성을 되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1년 만에 보유 자금을 모두 소진했다. 법정관리인 가리 로포크는 지난 7일 “자금이 고갈됐고 가까운 장래에 조달할 가능성도 적다”며 회생 절차를 정지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사브가 분할된 뒤 개별적으로 매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브 직원은 총 3600명에 달한다. 2006년 직원 수가 12만3000여명에 달했던 사브는 실적 악화로 직원 수를 줄여왔다. 지난해에는 목표치 6만대에 크게 밑도는 3만1000여대를 판매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