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로 불황 넘는다] 삼성전자, 에너지 냉장고·TV 앱…"스마트 선두 지킨다"
[신기술로 불황 넘는다] 삼성전자, 에너지 냉장고·TV 앱…"스마트 선두 지킨다"
올해 삼성전자의 최대 화두는 ‘스마트’였다. 하지만 삼성에선 갤럭시 시리즈만 스마트 시대의 주인공이 아니다. 삼성의 차세대 스마트 라인업의 대표주자로 삼성 스마트TV를 빼놓을 수 없다. 삼성의 확실한 하드웨어와 스마트TV를 더욱 다채롭게 해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뒤를 받치고 있다. 또 삼성SDI가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키우고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은 스마트그리드 시대에 없어선 안 될 필수 장비다. 이처럼 삼성은 ‘스마트’를 키워드로 각 계열사에서 여러 신제품과 신기술을 내놓고 있다.

◆삼성SDI, 에너지 냉장고 육성

얼음만 있고 냉장고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주위 온도가 영하가 아니라면 얼음은 이내 녹아버릴 것이다.

전기 같은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전기를 만들어 놓고 저장해 놓을 곳이 없다면 그 전기는 그냥 공중에서 사라진다. 얼음을 계속 보관할 수 있도록 냉장고가 필요하듯 전기를 그대로 저장할 수 있는 장비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삼성SDI가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ESS가 바로 에너지 냉장고다. 각종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에너지를 저장해두는 시스템을 말한다.

앞으로 ESS가 스마트그리드 시대의 필수 아이템이 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전력 수요에 맞게 지능적으로 전기를 공급한다는 스마트그리드 시대의 핵심 개념 때문이다. 지금처럼 한 건물에 일괄적으로 일정량의 전기를 공급한 뒤 남으면 거의 버리고 모자라면 추가로 공급하는 식으로는 이른바 ‘블랙아웃’의 가능성을 낮출 수 없다. 스마트그리드는 이런 누수 에너지를 없애 한 지역의 전기 수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적정량의 전기를 적재적소에 공급하겠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지역마다 전기를 모아놓은 ESS가 없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

둘째는 갈수록 늘어날 신재생에너지 때문에 ESS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라 내년부터 발전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무조건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풍력과 태양광은 전기를 필요할 때 만들어 쓸 수 있는 통제 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다. 바람 안 불고, 해 안 뜨면 전기를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바람 많이 불고 태양빛이 강한 날 발전량을 늘려 그 전기를 저장해둬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ESS가 필수 아이템인 이유다.

이미 삼성SDI는 ESS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 있다. 2009년에 국내 최초로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사업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작년 지식경제부에서 발표한 ‘세계 시장을 선점할 10대 핵심 소재’에서 ESS가 중심인 2차전지 전극 소재 분야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10월에는 일본 니치콘사와 가정용 ESS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해 2014년까지 일본 가정용 ESS시장의 3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지난 5월 삼성전자의 태양전지 사업을 인수해 ESS와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TV 앱 개발에 주력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총괄 사장은 “당분간 스마트TV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단순한 디스플레이에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멀티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는 TV의 발전 속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스마트TV의 원년인 올해 세계 시장 규모는 6400만대로 작년보다 2000만대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2014년에 스마트TV 판매량이 1억2270만대로 5년 전에 비해 10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는 2013년이면 국내 TV 시장의 절반을 스마트TV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스마트TV 확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주역 중 하나는 삼성 스마트TV용 앱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2월 세계 최초로 스마트TV용 앱을 만들어 ‘삼성앱스 TV’ 서비스를 시작했다. 19개월 만인 지난 9월 스마트TV 앱 1000개와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건을 동시에 돌파했다.

2개월여가 지난 이달 현재 앱 수는 1316개로 30% 이상 늘었고 다운로드 수는 1년 전에 비해 8배 이상 급증했다. 세계적으로 이용자들은 주로 유튜브와 구글맵스, 아큐웨더 등의 콘텐츠를 이용했다. 한국에서는 다이내믹 볼링, 요가 헬퍼 등과 같은 활동적인 앱들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시작한 3D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 ‘3D 익스플로어’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권강현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전무는 “우수한 스마트TV 콘텐츠를 확보해 고객들에게 스마트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