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로 불황 넘는다] 현대중공업, 본사에 LTE 통신망 도입…'스마트조선소' 진화
[신기술로 불황 넘는다] 현대중공업, 본사에 LTE 통신망 도입…'스마트조선소' 진화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시장 공략과 극지용 선박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세계 최초로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을 조선소에 도입하는 등 조선소의 ‘스마트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국토해양부로부터 전기분해 방식의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인 ‘하이밸러스트’의 최종 형식승인을 획득했다. 하이밸러스트는 바닷물에 포함된 50㎛(1㎛=0.001㎜) 이상의 각종 수중생물을 필터로 걸러낸 뒤 전기분해 장치를 통해 살균하는 장치다. 시간당 500~8000㎡의 바닷물을 살균할 수 있으며 전기분해 전극에 특수 코팅을 해 전력 소모량이 적고 제품 수명은 긴 장점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친환경성이 장점인 자외선살균 방식의 에코밸러스트를 승인받은 데 이어 전기분해까지 두 가지 방식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상용화에 성공하게 됐다. 회사 측은 향후 4년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시장에서 약 15조원 규모의 설비가 발주되고, 2016년 이후 매년 7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박평형수는 배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탱크에 채워지는 해양수다. 선박에 화물이 없을 때 채워졌다가 화물 적재 시 바다로 버려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해양생물과 전염병 등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건조되는 선박과 2016년부터 운항하는 모든 배에 대해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극지용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9만급 쇄빙상선을 개발했다. 쇄빙상선은 극지방을 전용 쇄빙선 없이 독자적으로 운항하며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이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선박은 기존 쇄빙상선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수송 능력과 운항 속도를 갖췄으며, 연료효율도 5% 이상 높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북극해 항로를 이용하면 아시아~유럽 간 항해거리를 40% 가까이 줄일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극지용 쇄빙상선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소의 디지털화도 현대중공업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미래전략이다. 지난 10월 SK텔레콤과 ‘LTE 통신망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 SK텔레콤은 연말까지 615만㎡에 달하는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전역에 LTE 통신망을 신규로 구축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기존 3G 통신망을 통해 물류관리를 해왔던 업무 환경이 초고속으로 진화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G LTE망을 활용하면 축구장 800개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조선소에서 고용량 그래픽 파일이나 동영상 등이 첨부된 이메일 등을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다. 초고화질 영상회의와 생산 물류 등 각종 시스템 관리 속도도 크게 개선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