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로 불황 넘는다] 포스코, 국가대표 '굴뚝' 기업…종합소재 회사로 변신 중
[신기술로 불황 넘는다] 포스코, 국가대표 '굴뚝' 기업…종합소재 회사로 변신 중
국내 대표 ‘굴뚝’ 기업 포스코는 지난달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미국 구글과 손잡기로 하면서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두 회사는 핵심 역량 교류를 통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제휴는 지난 8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방한했을 때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직접 제의해 이뤄졌다.

포스코는 양해각서에 따라 설비 물류 환경·에너지 안전 등 모든 분야에서 검색, 지도, 3D기술 등 구글의 선진화한 솔루션을 활용하는 미래형 경영 시스템 ‘포스피아(POSPIA) 3.0’을 구축할 예정이다. 가상 제철소 구현, 글로벌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안전재해 예방 시스템 구축, 통·번역 기술 상용화, 선적기·하역기 자동화 등 해결되지 않은 난제들도 구글의 기술력을 활용해 해결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부서별로 미래형 최적 업무 시스템 도입에 대한 아이디어 제안을 받아 100여개 과제를 발굴했다. 두 회사 임직원들로 이뤄진 중·장기 미래기술위원회를 통해 핵심 과제를 선정해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연 2회 이상 공동 워크숍도 개최하고 부서별로 일정 기간 인력을 교류하면서 업무 방식 혁신 및 창의적 기업문화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스마트 철강사를 꿈꾸는 포스코는 단순히 쇳물만 뽑아내는 회사가 아니다. 최근 종합소재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보광그룹 계열의 휘닉스소재와 700억원 규모의 리튬이온 2차전지 소재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내년 3월 경북 구미의 휘닉스소재 제2공장에 본사를 두고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리튬이온 2차전지에 쓰이는 소재 개발과 양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리튬이온 2차전지는 전기자동차와 각종 스마트기기에 사용된다.

포스코는 이미 제철 부산물인 코르타르를 활용해 반도체와 태양전지, LED(발광다이오드) 소재인 등방(等方)흑연을 제조하는 사업에도 나섰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와 전극봉 생산 소재인 침상코크스 개발·양산 사업도 진행 준이다. 리튬 추출사업 및 니켈 코발트 소재 사업 등도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의 최종 목표는 ‘탄소 발생 없이 쇳물을 만드는 것’ 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화두이기도 하다. 첫 단계는 바로 파이넥스(FINEX) 설비 상용화다. 일반 제철소는 쇳물을 만들 때 부스러기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용광로에 넣기 전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파이넥스는 이런 중간 과정을 생략한 기술이다. 파이넥스 공법으로 쇳물을 생산하면 기존 제철설비보다 작업공정을 2단계 줄여 경제성을 35% 높이고 제조원가를 15~17% 절감할 수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