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우려에서 벗어나 반등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연말랠리를 이끌던 정보기술(IT)주의 상승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IT기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IT주의 주가를 억누르고 있지만, 중국 춘절이 있는 내년 1월 중순 이후에는 랠리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코스피지수가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9월26일 이후 전날까지 26.53% 급등했다. LG전자 삼성전기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IT 대형주 대부분이 30% 이상 올랐고, 삼성전자는 저점에서 50% 이상 폭등했다.

펀드매니저들이 수익을 확정하는 시기인 연말이라는 점이 급등한 IT주에 부담이라는 진단이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말 2주 정도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을 확정하려는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전날 1041억원어치 IT주식를 판 데 이어, 이날도 오후 1시20분 현재까지 558억원의 매도 우위다. 삼성전자의 경우 크레디리요네(CLSA) 맥쿼리 노무라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가 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최대 소비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 결과는 좋았지만, 전자제품 유통점 베스트바이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은 30% 급감하는 등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IT주에 부담 요인"이라고 전했다.

IT주의 랠리 재개는 내년 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IT업체 실적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IT 전분야에서 경쟁사들이 위기에 몰려 한국 IT업체들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고, 중국 춘절이 있는 1월 중순 이후 실적으로 경쟁력이 확인되면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IT제품에 수요가 몰리고 있어, 한국 업체들은 글로벌 경기와 무관하게 실적이 강화될 것이란 판단이다.

이승혁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다른 IT업체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글로벌 1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랠리 재개시에도 삼성전자가 먼저 오르고, 다른 종목들은 글로벌 증시 안정화를 확인하는 등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