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양 호황에…신탁사, 올 실적 '쑥쑥'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한국자산신탁 등 부동산 전문 신탁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국내 11개 부동산 신탁사의 수주액은 21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69억원과 비교해 약 7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여왔던 매출도 올해는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11개 신탁사의 매출은 2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신탁사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최근 지방 중심으로 ‘개발형 토지신탁’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덕분이다. 11개 신탁사들이 올 1~3분기 개발형 토지신탁 부문에서 수주한 금액은 70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38억원)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났다.

한국토지신탁은 327억원 규모의 개발형 토지신탁을 수주해 작년 동기(51억원) 대비 6배 이상 수주를 늘렸다. 회사 관계자는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대출금 회수 방안으로 은행들이 개발형 토지신탁 사업을 적극 활용하면서 관련 수주도 크게 늘어났다”며 “지방분양 시장 호황으로 실적도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신탁사들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올해 신탁법 개정으로 내년 7월부터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조합원들의 토지·건축물을 신탁회사에 재신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조합원들이 조합에 신탁한 부동산을 재신탁하는 것은 금지됐었다.

KB부동산신탁 하나다올신탁 등 은행 계열 신탁사들은 든든한 재원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등 개발신탁 경력이 오래된 곳들은 시공사와 조합원 간 이해관계 조율 경험이 풍부한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