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체제] "北 장기적으로 불안정…核 포기 없을것"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 와세다대 교양학부 교수(사진)는 2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상황에 대해 “북한 정세가 단기적으로는 현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정해질 우려가 있다”며 “북한 정치집단이 내부 권력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면 한국과의 관계도 경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정세를 불안하게 보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후계자 김정은의 부족한 카리스마를 꼽았다. 그는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과거의 업적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자발적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힘들다”며 “김정은이 이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북한 내에서 대규모 시위 등이 일어날 우려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향후 남북 관계는 김정은의 권력 장악 여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열악한 식량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유화 제스처로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내부 통제에 실패하면 긴장 관계 조성을 통해 북한 내 관심을 밖으로 돌릴 우려도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핵개발 정책은 계속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시게무라 교수는 “북한은 군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김정은 역시 군부의 핵개발 정책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핵개발을 담보로 북한 군부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일 사망은 내년 한국의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복지 이슈에 밀려 있던 안보 문제가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북한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경우 보수진영의 득표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탈북 사태 우려에 대해서는 “앞으로 3~6개월간은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 경계 강화로 탈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겠지만 그 이후 경계가 느슨해지면 탈북자가 많이 나올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외정책 측면에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