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스크’가 하루 만에 진정됐다. 국내 주가와 채권값, 원화 가치는 하루 만에 반등하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일(19일)에 나타났던 ‘트리플 약세’ 국면에서 벗어났다.

20일 코스피지수는 16.13포인트(0.91%) 오른 1793.06에 마감했다. 전날 5% 넘게 급락한 코스닥지수도 12.00포인트(2.51%) 상승한 489.61에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증시 하락에도 개인(1668억원)과 기관(492억원)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324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여전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과거 북한 리스크가 단기에 그쳤다는 ‘학습 효과’에다 중국 정부가 김정은 체제를 지지하는 성명을 내놓으면서 북한 체제가 안정될 것이라는 해석이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

채권값도 상승(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내린 연 3.38%에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도 0.04%포인트 하락한 연 3.53%를 기록했다.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전날 각각 0.09%포인트 급등했다.

외환시장과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 역시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60전 내린 1162원20전에 마감했다. 전날 상승분(16원20전) 대부분을 되돌렸다. 정부가 발행한 5년 만기 외화표시 채권에 대한 CDS 프리미엄은 뉴욕 시장에서 168bp(1bp=0.01%포인트)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9bp 상승했지만 직전에 열린 런던 시장 종가 172bp와 비교하면 4bp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와 채권값·원화 가치가 동반 강세를 보인 것에 대해 전날 낙폭이 과도한 데 따른 반등 성격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 사후 김정은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재차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지지 성명이 나오긴 했지만 권력 승계에 대해 누구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정환/김일규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