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야간선물 시장에서 '답' 찾나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야간선물은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증시 충격을 흡수하는 한편 다음날 정규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돼왔다. 지난 19일 야간선물 거래는 하루 만에 정규장의 패닉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200선물 야간거래는 정규장 종가보다 0.3% 오른 231.7로 마감했다. 낮 정규장이 김 위원장 사망 소식으로 급락세를 연출한 것과는 달랐다. 야간거래 마감 직후 열린 20일 정규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0.83% 반등한 1791.62로 장을 시작했다.

19일 야간선물 거래량은 2만4748주로 전 거래일(2만8660)보다 13.6% 오히려 줄었다. 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정규장에 이미 알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차분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개인은 야간선물을 591억원 순매수했다.

다만 외국인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야간선물을 5거래일 만에 614억원 순매도했다. 이어진 20일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사는 수급 구도가 계속됐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야간선물시장에서 다음날의 위험을 앞서 헤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야간선물시장 움직임은 정규장 시초가와 외국인 심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야간선물 종가가 상승(하락)으로 마감했을 때 다음날 정규시장 시가 역시 상승(하락)세로 시작할 확률이 78.2%(76.2%)에 달했다.

야간선물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연계해 코스피200선물을 거래하는 시스템으로 2009년 11월 개설됐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예상치 못한 도발 직후 현물시장 충격을 앞서 반영하는 등 ‘가격 발견’ 기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리비아사태나 8월 유럽 재정위기 악재 당시엔 위험 회피(헤지) 수요가 몰리면서 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에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해 시장의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물시장의 외국인 심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