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형 시중은행이 조선 '빅3'에 신규대출을 억제한다고 알려지면서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3사는 올해 수주한 해양플랜트와 시추선 등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건조해야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을 비롯한 일부 시중은행들이 대형 3사에 대한 신규대출을 최대한 자제하거나 상위 4대 업체 이외에 대한 추가대출을 억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대형 3사에 대한 신규대출 사실상 중단했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보수적인 심사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선업이 불황이기 때문에 업종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하고 있으나, 대형 3사 등 특정업체를 대상으로 신규대출 중단 등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들이 조선 3사에 대해 신규대출을 억제하더라도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광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이라면 내년 현금흐름이 안 좋아질 수 있으나, 건조자금은 회사채 등을 통해서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며 "2009년 조선업황이 안 좋았을 때에도 조선사들은 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전했다.

또 국내 시중은행들은 발주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선박금융에 대부분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조선사들의 수주 활동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염동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3사의 지난 3분기말 현재 순차입금 기준 차입비율은 30~50% 정도로 양호하다"며 "사채 발행 등에 부담이 생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업체들도 시중은행의 대출자금은 대부분 선수금 환급보증분이라 현금흐름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할 경우 발주사에서 받은 선수금을 은행에서 돌려주는 것이 선수금 환급보증"이라며 "국민은행 관련 1조원 규모의 여신(대출)은 대부분 선수금 환급보증"이라고 전했다. 프로젝트 진행자금은 발주사에서 단계별로 20%씩 나눠받기 때문에 시중은행에서 건조자금 등을 목적으로 받은 대출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도 "국민은행 여신은 환급보증분 밖에 없다"며 "또 앞선 회사채 발행으로 현재 신규 여신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오후 1시30분 현재 조선주들은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현대중공업 STX조선해양 등이 2~5%대의 오름세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