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00만원 전후에서 저가 매수로 대응하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각 부분별 대리(proxy) 역할을 하는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LG전자는 주가 낙폭 확대 시 비중확대 전략을 병행해야"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21일 "전분기 높은 기저효과로 주목하게 되는 매크로 환경의 호전 기미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각 부분별 대리 역할을 할 옐로우 대형주에 대한 관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 삼성전자, 위기에 빛난다…내년 최대 실적 기대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을 이끌었던 휴대폰 사업부의 약진이 4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실적 호조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증권 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조6368억원으로, 전분기 4조2529억원보다 9%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전 3조3912억원, 1개월전 4조5423억원으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은 4분기 통신부문 영업이익이 2조8200억원으로 전분기 2조5200억원보다 3000억원 가량 늘어나 전체 영업이익이 증가하는데 핵심적 역할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외 사업부별로는 반도체가 1조6200억원, 디지털미디어 2370억원 흑자를, 디스플레이 패널 6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의 가격 하락율이 당초 예상보다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20.30나노급 미세공정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원가하락으로 인해 영업이익율 하락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내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부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액이 185조7000억원, 영업이익 20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13.7%와 32.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울트라북 등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성장이 지속되고 부품에서 제품까지, 고급형에서 보급형까지 골든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125만원은 12년 주가순자산비율(PBR) 1.8배 수준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7%, 2012년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 30%를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목표할 만한 수준"이라며 "매크로.지정학적 이슈 등 전반적인 주식시장 불안정 흐름 지속될 때 더 부각되는 삼성전자주가 특성이 당분간 더 힘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 전후로 하락하면 저가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LG전자, LTE폰 약진…내년초 반도체·LCD패널 가격 회복

스마트폰 경쟁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LG전자도 옵티머스LTE가 국내 출시 두달만에 개통 30만대를 돌파하는 등 롱텀에볼루션(LTE) 제품을 앞세워 실적 턴어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70억원으로 전분기 31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옵티머스LTE 모델은 이달 초 AT&T에 '니트로HD'라는 모델명으로, 중순에는 일본 NTT도코모로 공급됐다. 내년 1월에는 버라이즌에 공급될 예정이다. 1개의 모델로 미국 내 2개 통신사에 나간 것은 처음이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북미에 공급되는 옵티머스 LTE 모델의 평균판매단가(ASP)는 500~600달러이며, 시장에서는 249.99달러부터 구매 가능하다"며 "고가 시장 진입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라이즌에 공급된 3G 스마트폰(Enlighten)의 경우 약 79.99달러에 판매된 바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전세계적으로 LTE 시장이 확장 초기 국면이기 때문에 2012년 물량 측면에서의 기여도는 낮을 것으로 전망되나 고가 시장인 LTE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브랜드에 대한 인식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3G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증권은 내년 3월부터 LCD패널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며 삼성SDI, LG전자, LG디스플레이를 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012년 1분기 LCD 패널가격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이는 12월 현재 LCD 패널가격이 패널업체의 입장에서 추가적인 가격하락을 용인하기 어렵고 3월부터 세트업체 수요와 신제품 출시가 맞물리며 패널주문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CD 패널가격은 2~3월부터 회복 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HDD 공급부족이 정상화되는 1분기말부터 PC 업체가 본격적으로 재고축적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업황 회복시 경쟁사 대비 높은 과실이 기대되고 있다.

한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반도체와 LCD 해외 경쟁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에 비해 훨씬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향후 업황이 회복되면 국내 업체들의 승자독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