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21일 물러났다. 지난 15일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명예퇴직을 신청한지 6일 만이다. 박 차장은 이날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 대강당에서 경찰 지휘부와 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임식에서 “낡은 수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형사법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근대적 수사체계의 낡은 틀을 가지치기로 대응하려다 보니 일이 너무 어려웠다”며 “선진화된 형사법 체계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국회 문지방이 닳도록 뛰어다니면서 말할 수 없는 수모를 겪었다”며 “우리 앞에 제시된 대통령령은 그러나 경찰의 희망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직 내에 잔류하면서 경찰청장을 노려보라”는 선배들의 조언을 소개하며 “지금껏 계급을 더 달려고 일한 적 없다”며 “최고보다는 최선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사권 조정 문제와 직급 조정, 보수체계 개선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훌쩍 떠나 동료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경찰대 2기 수석졸업 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온 박 차장은 내년 1월4일 서울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자서전 ‘박종준이 걸어온 도전의 길, 섬김의 꿈’ 출판기념회를 열고 고향인 충남 공주 지역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