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체제] 당 계획재정부장 '독배' 누가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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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 사령탑은 엘리트들의 무덤
박남기·홍석형 등 숙청
박봉주만 좌천 후 복권
최룡해·태종수 등 주목
박남기·홍석형 등 숙청
박봉주만 좌천 후 복권
최룡해·태종수 등 주목
북한의 경제책임자 자리는 북한 권력엘리트의 무덤으로 통한다. 최근 2~3년 사이 박남기 홍석형 등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잇달아 숙청됐다. 구조적인 경제난에 빠진 북한의 경제 상황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여기에 자본주의적 개방 요소를 도입하면 자칫 체제 교란 행위로 공격받을 빌미가 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남기 전 당 계획재정부장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수행하며 북한 내 핵심 권력으로 꼽히던 박남기는 지난해 초 총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11월 말 단행된 화폐개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주민들의 저항을 무마하기 위한 희생양이 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화폐개혁은 사실상 후계자 김정은이 시장의 영향력을 억누르기 위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심이 요동치자 책임자로 지목받아 희생됐다는 것이다.
그의 후임으로는 홍석형 당시 함경북도당 책임비서가 임명됐다. ‘임꺽정’을 쓰고 북한에서 내각 부수상을 지낸 벽초 홍명희의 손자다. 하지만 그의 재임도 길지 못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6월 홍석형이 다른 직책으로 전보되고 당중앙위원회 비서직에서 소환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홍석형은 공식석상에서도 모습을 감췄다. 일각에서는 그가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일부 수용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가 보수 강경파로부터 ‘중국과 내통했다’는 비판을 받고 숙청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숙청됐다가 복권된 인물은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이 유일하다. 전 내각총리로 경제정책을 총괄하며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주도했다. 국가계획위원회 권한의 하부 단위 위임, 경영 자율성 부여, 수익에 따른 분배 차등화, 배급계획 폐지와 임금 인상 등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하고 2003년 시장 합법화까지 이끌어냈지만 자본주의 요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2007년 4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임돼 평안남도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복귀한 뒤 김 위원장의 장례를 위한 장의위원회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복권 사실을 확인했다.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는 “한번 숙청됐다가 다시 복귀한 박봉주의 존재는 장의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본보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김정은 체제에서 경제사령탑의 ‘독배’를 들 인물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당 계획재정부장은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용해 태종수 김평해 박도춘 문경덕 당 비서를 주목하고 있다. 지방도당을 책임지다가 지난해 당대표자회를 통해 중앙당으로 진출한 인물로, 대부분 장성택계 인사다. 지방에서 다진 실물경제와 대중국 교역에 대한 경력을 바탕으로 경제분야 엘리트로 기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대표적인 인물이 박남기 전 당 계획재정부장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수행하며 북한 내 핵심 권력으로 꼽히던 박남기는 지난해 초 총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11월 말 단행된 화폐개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주민들의 저항을 무마하기 위한 희생양이 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화폐개혁은 사실상 후계자 김정은이 시장의 영향력을 억누르기 위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심이 요동치자 책임자로 지목받아 희생됐다는 것이다.
그의 후임으로는 홍석형 당시 함경북도당 책임비서가 임명됐다. ‘임꺽정’을 쓰고 북한에서 내각 부수상을 지낸 벽초 홍명희의 손자다. 하지만 그의 재임도 길지 못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6월 홍석형이 다른 직책으로 전보되고 당중앙위원회 비서직에서 소환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홍석형은 공식석상에서도 모습을 감췄다. 일각에서는 그가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일부 수용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가 보수 강경파로부터 ‘중국과 내통했다’는 비판을 받고 숙청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숙청됐다가 복권된 인물은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이 유일하다. 전 내각총리로 경제정책을 총괄하며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주도했다. 국가계획위원회 권한의 하부 단위 위임, 경영 자율성 부여, 수익에 따른 분배 차등화, 배급계획 폐지와 임금 인상 등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하고 2003년 시장 합법화까지 이끌어냈지만 자본주의 요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2007년 4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임돼 평안남도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복귀한 뒤 김 위원장의 장례를 위한 장의위원회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복권 사실을 확인했다.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는 “한번 숙청됐다가 다시 복귀한 박봉주의 존재는 장의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본보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김정은 체제에서 경제사령탑의 ‘독배’를 들 인물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당 계획재정부장은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용해 태종수 김평해 박도춘 문경덕 당 비서를 주목하고 있다. 지방도당을 책임지다가 지난해 당대표자회를 통해 중앙당으로 진출한 인물로, 대부분 장성택계 인사다. 지방에서 다진 실물경제와 대중국 교역에 대한 경력을 바탕으로 경제분야 엘리트로 기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