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간 더존 "비용↓ 복지↑ 효율↑…好好好"
춘천 간 더존 "비용↓ 복지↑ 효율↑…好好好"
“춘천에 오니 ‘일할 맛 난다’는 직원들 목소리가 부쩍 많이 들립니다.”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더존IT그룹(회장 김용우·사진·이하 더존)은 연초 서울 영등포에서 강원도 춘천으로 본사를 옮겼다. 더존비즈온을 비롯한 15개 계열사 전체 임직원 1337명 가운데 1000여명이 춘천 남산면 수동농공단지 내 8만2500㎡(약 2만5000평) 규모 신사옥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직원들이 서울에 살고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에도 김용우 회장이 용단을 내릴 수 있었던 건 지방 이전으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판단에서였다. 김 회장은 “정보기술(IT)은 첨단업종이지만 정작 종사자들은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복지를 강화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결국 직원과 회사 모두가 잘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더존은 지방 이전으로 업무 능률과 직원 만족도를 높인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서울 아니면 비즈니스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나가고 있다.

가장 큰 수확은 직원들의 건강 증진이다. 사무직원은 산업재해 등 물리적인 피해를 입는 경우가 없어 눈에 띌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후에야 심각성을 깨닫는 게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목·어깨 통증을 수반하는 VDT증후군, 거북목, 디스크 등이 대표적이다. 더존이 신사옥을 설계하면서 직원들이 마음껏 쉴 수 있는 휴식공간과 산책로를 대거 마련하고 헬스케어 센터를 지은 건 그래서다. 또 국내 최고 수준의 강사 5명을 고용해 직원들의 건강을 꼼꼼하게 체크하도록 했다.

금상호 더존 관리부장은 “하루 종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데다 사내 영양사 및 강사의 지도로 식사와 운동을 병행한 덕분에 당뇨수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지방 생활이 불편할 것으로만 걱정했는데 건강을 되찾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 임대 사무실에서는 엄두도 못 냈던 여유로운 복지시설도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구내식당 편의점 호프집 커피숍 당구장 등이 들어선 복지후생동은 물론 전체 직원의 80%인 연구 인력을 위한 연구·개발(R&D)실, 회의실을 대폭 확충했다. 또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셔틀버스 15대를 운영 중이고 자녀 양육 걱정은 완공을 앞둔 어린이집이 덜어줄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꿈도 못 꾸던 시설들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힘은 개발자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이들이 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어야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생산성이 향상되는 게 눈에 보입니다.”(김 회장)

더존이 춘천으로 본사를 이전한 또 다른 이유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D-클라우드 센터’ 때문. 춘천 평균 기온이 서울보다 낮아 센터 운영에 따른 발열을 완화하는 데 드는 냉방비용을 연간 3억5000만원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 회장은 “모의 실험 결과 D-클라우드 센터를 춘천에서 운영하면 5개월 동안은 냉방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 친화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대학과 다양한 협력 사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과 인재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권평오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은 “더존IT그룹처럼 많은 기업들이 지방 투자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