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중국에서 본 김정일 애도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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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
한 공장의 근로자 수백명이 주체탑 앞에서 일제히 무릎을 끓고 통곡한다. 바로 이어진 화면에서 이 공장의 노동자라는 한 여성이 흐느끼며 인터뷰를 시작한다. “아버지 장군님께서 심장의 고동을 멈추셨다니 우린 정말 믿을래야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들이 준비한 소박한 예술소조 공연을 보시고 그토록 만족해하시던 아버지 장군님의 환하신 그 영상을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21일 올라온 북한 관련 영상의 한 장면이다. 이 여성은 북받치는 슬픔 속에서도 단 한번의 더듬거림 없이 또박또박 소감을 전했다. 이 여성뿐만 아니다. 뒤이어 등장한 사람들도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어 보였지만 장문의 슬픈 소감을 마치 대사를 잘 외운 연극배우처럼 매끄럽게 토해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진실하지 않아 보인다”는 댓글을 달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북한은 애도의 물결로 넘쳐나고 있다. 북한에서 찍은 영상들은 하나같이 친부모를 잃은 것 이상으로 비통해하는 북한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에 있는 북한사람들의 영상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북한 여성들은 하나같이 국화꽂을 들고 울고 있다. 굳이 중국에서부터 국화꽂을 들고 갈 이유는 없는데도 말이다. 국화꽃을 들지 않으면 김 위원장을 추모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줄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한 중국인은 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도 “북한 민중이 공공장소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면 끌려간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기자는 이날 베이징에 있는 북한대사관에 갔다. 1시간여 동안 카메라를 들고 정문을 응시했지만 북한에서 찍은 화면처럼 통곡하는 사람은 없었다. 조문을 마친 뒤 대사관을 빠져 나오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한 나라의 문을 꼭꼭 닫아놓고 인민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국가를 낙후하게 만든 독재자를 위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죽은 지 5일이 지났다. 그러나 죽은 그가 여전히 살아 있는 북한 인민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21일 올라온 북한 관련 영상의 한 장면이다. 이 여성은 북받치는 슬픔 속에서도 단 한번의 더듬거림 없이 또박또박 소감을 전했다. 이 여성뿐만 아니다. 뒤이어 등장한 사람들도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어 보였지만 장문의 슬픈 소감을 마치 대사를 잘 외운 연극배우처럼 매끄럽게 토해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진실하지 않아 보인다”는 댓글을 달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북한은 애도의 물결로 넘쳐나고 있다. 북한에서 찍은 영상들은 하나같이 친부모를 잃은 것 이상으로 비통해하는 북한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에 있는 북한사람들의 영상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북한 여성들은 하나같이 국화꽂을 들고 울고 있다. 굳이 중국에서부터 국화꽂을 들고 갈 이유는 없는데도 말이다. 국화꽃을 들지 않으면 김 위원장을 추모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줄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한 중국인은 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도 “북한 민중이 공공장소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면 끌려간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기자는 이날 베이징에 있는 북한대사관에 갔다. 1시간여 동안 카메라를 들고 정문을 응시했지만 북한에서 찍은 화면처럼 통곡하는 사람은 없었다. 조문을 마친 뒤 대사관을 빠져 나오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한 나라의 문을 꼭꼭 닫아놓고 인민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국가를 낙후하게 만든 독재자를 위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죽은 지 5일이 지났다. 그러나 죽은 그가 여전히 살아 있는 북한 인민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