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코스피 종가 1880 넘을 것" 우세
2011년 증시가 폐장일(29일)까지 나흘을 남겨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지표 회복 기대감에 따라 연말 증시가 소폭 상승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새해 1월 증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여부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1월 효과’(1월 주가가 다른 달에 비해 많이 오르는 현상)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연말 코스피지수 오를 것” 우세

"2011 코스피 종가 1880 넘을 것" 우세
한국경제신문이 20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을 대상으로 연말 코스피지수 종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1명이 연말 코스피지수가 지난 23일 종가(1867.22)보다 상승한 1875~1905에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1900을 넘길 것이라는 전문가는 3명이었다.

이들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 위험이 주춤하면서 미국 경기지표 개선과 내년 증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중국 긴축 완화 등이 지수를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 프로그램으로 유럽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가 완화된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올 수 있다”며 1905를 연말 종가로 제시했다.

이에 비해 전문가 8명은 코스피지수가 1860 이하로 하락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 등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배당락으로 인한 지수 하락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낮은 1815로 예상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연말 종가를 23일 수준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은 연말 코스피지수 종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연초 랠리는 ‘글쎄’

"2011 코스피 종가 1880 넘을 것" 우세
‘1월 효과’가 새해에도 나타날 것인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답변이 많았다. 삼성 현대 우리투자 대우 대신 등 5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명은 1월 코스피지수가 1700~19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 연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연초 랠리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어닝시즌에 진입하면서 기업들의 실적 둔화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내년 1분기에 더 고조될 것”이라며 “연초 효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진단했다.

오 센터장은 “이달 배당을 노린 투자로 3조원 정도가 프로그램 차익매수로 들어왔는데 다음달 이 물량이 빠져나가 수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지표 개선과 중국 춘제 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연초 랠리를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투자자들이 내성이 생긴 데다 연초 나올 미국 제조업지표 등의 개선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며 1월 코스피지수 고점을 2050으로 제시했다.

다음달 관심 있게 지켜볼 유망 업종으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종이 꼽혔다. 삼성물산 등 건설 업종도 정부 재정의 조기 집행과 주택 규제 완화 가능성, 중동 발주 물량 증가 등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실적 추정치는 낮아졌지만 내년 1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화학·운수장비 업종도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