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체제] 김정은 사조직 파워엘리트 '봉화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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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향후 북한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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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기간이 끝나면 후계자 김정은의 ‘친위조직’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노동당과 군부에서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김정은의 활동을 측면에서 후원하는 그림자 조직이다.

김정은은 후계자 시절부터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 등 공안기관을 중심으로 권력기관을 장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기관은 김 위원장 사후 내부 안정을 위해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과 권부 감시체제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당 행정부장으로서 공안업무를 맡고 있어 김정은의 공안기관 장악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국가안전보위부장을 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김정은의 사조직으로 알려진 ‘봉화조’도 김정은 체제 안착을 위한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봉화조는 북한 내 파워엘리트들의 2세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중국의 당·정·군 고위층 인사 자녀들의 모임인 ‘태자당’과 유사한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봉화조는 2000년대 초반 조직됐으며, 구성원 대부분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외국어대학 등 북한 최고 명문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최고검찰소 등 권력기관이나 당 산하의 외화벌이 회사에 적을 두고 위조지폐 유통과 마약 밀매 등을 통해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상당 부분 김정은에게 상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차남 오세현과 김원홍 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의 장남 김철이 리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아직 정치적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북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봉화조가 오히려 김정은의 후계 안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진 않다. 봉화조 멤버 가운데 일부는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이 지난 2월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기 위해 싱가포르에 갔을 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정철의 현지 체류 및 쇼핑 비용을 부담했다. 이들 역시 미화 10만~30만달러의 판돈으로 도박을 즐기고 백화점에서 고가의 상품을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대다수 북한 주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생활과 문란한 사생활로 북한 내부에서조차 부정적인 평가가 확산되면 김정은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