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혁, 경영 보폭 넓힌다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50)이 단일 대표를 맡아 경영 보폭을 넓힌다.

현대종합상사는 21일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정 회장 단일 대표체제로 경영구도를 개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월1일 현대종합상사 각자 대표로 경영에 복귀한 지 근 2년 만이다. 정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온 김영남 사장은 상담역으로 위촉됐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 경기침체에 대비해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시스템 가동을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아들이다. 경복고와 미국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한 뒤 32세에 현대정유(현대오일뱅크) 대표에 선임됐으나 외환위기 이후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2002년 4월 경영에서 물러났다. 2005년부터 4년여간 현대자동차 계열 부품회사인 메티아(옛 아주금속) 대표를 맡기도 했다. 2009년 말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범(汎) 현대가가 워크아웃 중이던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하면서 경영을 맡았다.

정 회장은 현대종합상사의 고공성장과 사업 확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현대종합상사는 올 3분기 매출 3조9042억원, 영업이익 718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5%, 50% 늘어난 것으로 국내 종합상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이다.

우크라이나 전동차 프로젝트, 카자흐스탄 송변전 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정 회장의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지난 20일 김재홍 현대로템 부사장, 보리스 칼레스니코프 우크라이나 부총리와 우크라이나 고속전동차 추가물량 공급 등에 관한 포괄적 업무제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철도차량 현대화 계획의 1단계 사업 수주에 성공, 총 3500억원 규모인 고속전동차 10편성, 90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철도청과 장기적으로 5~6년간 매년 약 200량의 고속전동차를 현지에서 공동으로 생산하고 키예프 메트로의 현대화를 위한 전동차와 각종 전기·기계장치도 공급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MOU 체결로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될 총 4조원 규모의 철도차량 현대화 계획 사업은 물론 키예프 메트로 현대화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사명단 <전무>△전성수 <상무 승진>△강기완 △배양호 <상무보 승진> △김규진 △남근호 △박근우 △박종만 △이건화 △이재환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