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외부행사시 ‘벤츠 S600 풀맨 가드’ 2대를 번갈아 타고 다녔다. 지난 5월 방중 때도 이 차를 타고 움직이는 모습(사진)이 언론에 포착됐다. S600 풀맨 가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S600 모델과 달리 방탄기능을 갖춘 경호용 차량이다. 차량 문짝 1개 무게만도 100이 넘고 총 중량은 3 정도다. 폭발물이 차량 밑에서 터져도 견딜 수 있다. 화염공격시 작동되는 스프링클러 시스템, 발사체가 연료탱크에 접촉할 때 연료탱크가 자동 폐쇄되는 기능도 갖췄다. 배기량 5500cc에 트윈터보차저 12기통의 엔진을 탑재해 최대 510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북한은 올해 초 중국에서 대당 160만달러에 이 차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김정일은 경호차량 외에도 수십여대의 벤츠(총 2000만달러어치)를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는 벤츠 160대를 구입해 노동당 및 군 간부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김정일이 벤츠에 집착한 것은 김일성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벤츠 수집광으로 유명한 김일성은 1990년대 초 벤츠의 북한판을 만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가 타고 다녔던 ‘벤츠 500 SEL’ 은 사후에 금수산기념궁전에 전시돼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일이 타고 다녔던 S600 풀맨 가드 중 1대는 금수산기념궁전에 전시될 가능성이 있고, 나머지 1대는 김정은의 경호차량으로 사용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정은은 벤츠가 아니라 아우디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2~3월께 R8, S8 등 아우디 차량 3~4대가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 차량이 스포츠카 스타일의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에서 김정은이나 그의 형인 김정철의 차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특히 김정은이 어려서부터 차를 운전했고 스포츠카에 열광할 20대라는 점에서 아우디의 실제 주인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