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전략' 펀드에 돈 굴려볼까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을 앞두고 헤지펀드 전략을 이용한 공모펀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저 가입금액이 5억원 이상인 한국형 헤지펀드와 달리 ‘공모형 헤지펀드전략 펀드’는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헤지펀드에 관심은 있지만 투자금액이 적은 일반투자자들에게 헤지펀드의 대안이 될 전망이다.

키움자산운용은 20일 시장 방향성과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키움 레알퀀트롱숏’ 펀드를 내놨다. 롱쇼트 전략(고평가 주식을 팔고 저평가 주식을 동시에 사는 것), 이벤트드리븐(기업의 중요한 이벤트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것), 국내외 공모주 투자 등 헤지펀드들이 사용하는 투자전략을 사용한다. 가입금액에는 제한이 없다.

송호영 키움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전문투자자 및 5억원 이상 고액투자자들에게 판매되는 한국형 헤지펀드와 대결하기 위해 가입금액과 환매가 자유로운 펀드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당초 기대했던 전체 설정 규모 5000억원에 못 미치는 1500억원대로 출발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형 헤지펀드를 도입한 대형 운용사들도 공모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미래에셋맵스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이 올 들어 헤지펀드 전략을 사용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한 데 이어 한화자산운용도 최근 ‘한화 글로벌 멀티스트래티지’ 펀드를 출시했다. 롱쇼트, CTA(선물시장의 추세를 추종해 투자하는 전략), 글로벌매크로, 차익거래 등 헤지펀드 전략을 사용하는 해외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재간접 헤지펀드나 한국형 헤지펀드가 등장했지만 기관 및 거액 자산가들 외에는 접근하기 어렵다”며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공모형 헤지펀드전략 펀드 출시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년 한국형 헤지펀드를 출시할 예정인 KB자산운용도 우선 공모형으로 ‘KB 플루토스알파’를 내놨다. 헤지펀드 전략을 사용하는 공모형 해외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한다. 사모형 재간접헤지펀드가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인 데 비해 공모형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라서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다.

올해 출시된 공모형 헤지펀드전략 펀드의 성과를 살펴보면 손실을 내고는 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는 다소 손실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50 A’는 지난 3개월(21일 기준) 동안 -1.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에 50% 이상 투자하며 20% 이내에서 주식을 차입매도하는 롱쇼트 전략 펀드다.

‘하나UBS 120/20 A’는 -2.16%, ‘미래에셋 글로벌대안투자 1 F’는 -2.26%, ‘한국투자 글로벌오퍼튜니티 1 A’는 -2.48%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3.83%)와 해외(-4.01%)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 비해 나은 성과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