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된 물가연동국채
높은 물가상승률에 힘입어 인기를 구가하던 물가연동국고채(물가채)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낮아진 데다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아 투자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소식이 알려진 이후 물가채 금리는 상승세(가격은 하락세)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발행된 10년 만기 물가채10-4의 금리는 1.2%(20일 기준)다. 두 달 새 50bp(1bp=0.01%포인트)가량 올랐다. 올해 발행된 동일한 만기의 물가채11-4도 두 달 새 60bp 이상 오른 1.18%를 기록했다. 한때 300bp를 웃돌던 10년 만기 국고채와 금리 차이도 260bp로 줄었다. 하락세를 나타내던 물가채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선 데는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이 큰 영향을 미쳤다.

물가채는 원금과 이자 지급액이 물가에 연동된다. 소비자물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금반지를 빼고 게임기·스마트폰 이용료 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물가지수 구성을 개편하면서 물가상승률이 40bp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용자산에 물가채를 담고 있는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들은 울상이다. 특히 지난 10월 중순 이후 물가채에 투자한 운용사들은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