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에 있는 절삭공구업체 와이지원의 회의실에는 이 회사 송호근 대표(59·사진)와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나란히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송 대표는 지난 3월 버핏 회장의 대구 방문 때 초청인사로 참석, 그를 만났다.

버핏 회장은 와이지원의 절삭공구 제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단순한 관심이 아닌, 전략적 투자까지 논의했다고 한다. 버핏 회장의 방한 목적도 자신이 투자한 절삭공구업체 대구텍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송 대표는 “관심은 고맙지만 사양했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의 성향상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주도권을 쥐려 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그는 “일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 사업을 하면서 골프도 치지 않는다”며 “2020년 매출 2조원짜리 회사를 만들어 절삭공구 분야 세계 1위 기업에 올려 놓으려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은.

“올해는 매출 255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 순이익 250억원을 예상한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첫해여서 회계적으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보수적으로 봐도 이 정도는 가능하다. 내년에는 최소 34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근거는 무엇인가.

“기존 유럽과 북미지역 이외에 신흥국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의 성장세가 기대 이상이다. 유럽도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에서 잘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한 지역에 치우치지 않고 매출처를 넓히려 노력 중이다.”

▶설비를 늘릴 계획은.

“늘어나는 수주를 맞추려면 증설이 필요하다. 아이템도 확장 중이다. 내년에는 200억원을 시설 투자에 사용하려고 한다. 충주 공장은 2공장 완공에 이어 3공장을 이달 중 착공한다. 내년 7월 완공이 목표다. 옛 본사 건물도 재건축 중이다. 7개 층 가운데 4개 층에 설비를 넣을 예정이다.”

▶공격적으로 설비를 늘렸다가 수주가 감소하면 어떻게 하나.

“경기 움직임을 봐가면서 탄력적으로 투자를 조절할 계획이다. 절삭공구 제조는 라인이 필요한 게 아니어서 유동적으로 할 수 있다. 지금은 24시간 풀가동해도 납기를 맞추지 못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내년 내내 좋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고 보수적으로 경영 계획을 잡았다.”

▶투자를 위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버는 돈으로 충당할 수 있다. 물론 일부는 금융권 자금을 쓴다.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에 선정돼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받고 있다. 연말 부채비율은 200% 내외로 예상한다. 올해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할 것이다.”

▶증자나 주식연계사채(ELB) 발행 계획은.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까지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다. 검토해보지 않았다.”

▶워런 버핏도 투자 의향이 있다고 들었다.

“사실이다. 전략적 투자 의사를 보였다. 3월 방한 때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회사를 팔 의향이 없다. 주도권을 넘겨줄 이유가 없다. 협력하는 것은 가능하다. 언제든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관심이 커진 만큼 부담도 많다. 하지만 좋게 생각한다. 예컨대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된다. 집중력이 생겼다.”

▶주주 친화 정책은.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오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배당 요구도 있지만 배당을 크게 늘리긴 힘들다. 지금은 투자가 더 급한 시점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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