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ㆍ원더걸스도 놀란 '지니' 정체 알고보니
음악권리자가 가격 결정, 수익배분율 70%로 상향 등
중국, 유럽, 미주 등 해외 진출 통해 K팝 글로벌화 확산

KT가 통 큰 음악 사업을 시작한다. 한국 대표 음반기획사들과 손잡고 음악을 만든 사람들은 제대로 된 가치에 이를 팔 수 있게 하고, 소비자들은 합리적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상생 생태계를 만든다는 목표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요술램프라는 의미에서 새 디지털 음악 서비스 이름도 '지니'라고 정했다.

21일 KT는 표현명 사장과 에스엠 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 등 기획사 대표 및 소속 아티스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니'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소녀시대, 원더걸스, 미쓰에이 등 기획사를 대표하는 아이돌그룹도 함께 했다.

KT와 KT뮤직, SM, YG, JYP, 미디어라인, 스타제국, 유니온캔, 뮤직팩토리 등 7개 주요 음반기획사의 유통을 맡고 있는 KMP홀딩스와 손잡고 만든 지니는 스마트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형 음악 서비스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월정액 상품 위주의 서비스와는 달리 애플 아이튠즈 등 해외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자리잡은 단품 음원 및 뮤직비디오, 화보 등을 서비스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니는 이통사, 음악포털 등 기존 서비스 사업자가 가격을 결정하던 유통방식에서 벗어나 음악 권리자가 직접 가격을 책정하고 곡당 가격도 음원 가치에 따라 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최신곡은 곡당 600원 또는 그 이상으로, 오래된 곡은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합리적 가격을 매긴다는 것.

또한 음악 권리자의 수익률도 53.5% 수준에서 70%로 높여 음원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수익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KT 관계자는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월정액 상품의 경우 곡당 60원에 구매가 가능했던 것과 비교할 때 곡당 600원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음악 권리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갈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구매 가격만 올라가는 일이 된다는 것이다.

KT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곡의 경우 거의 무료에 살 수 있고 음악을 구입할 경우 뮤직비디오나 화보 등을 훨씬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불합리하게 낮은 가격으로 음악이 유통돼 음악 공급자들의 창작 의욕을 떨어뜨리던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 KT 출시 삼성, LG 스마트폰에 '지니' 앱 기본 탑재

기존 서비스에서 1분 정도만 들을 수 있었던 미리듣기도 지니에서는 곡 전체를 1~3번까지 들어보고 구입할 수 있다. 음원중심의 콘텐츠에서 나아가 음원, 뮤직비디오 및 화보 등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묶어 패키지로 구입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KT의 개인형 클라우드 서비스 '유클라우드'를 활용해 한번 구매한 음원은 클라우드에 저장, 스마트폰, PC, MP3, IP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내려받고, 재생할 수 있어 음원 소장의 편리성도 강화됐다.

향후 KT는 종량제 스트리밍서비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연동 등 다양한 음악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표준으로 서비스를 구성해 전세계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해외 음원은 세계 최대 규모 음반사 '소니뮤직'과 일본 최대 음원 배급사 '에이벡스(AVEX) 마케팅' 등을 통해 수급할 예정이다.

K팝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내년 2분기에는 한중일 앱마켓 교류프로젝트인 '오아시스'를 통해 중국과 일본 앱마켓에 지니를 진출시킨다는 목표다.

KT 개인고객부문 표현명 사장은 "6개월 이상 고객과 음악권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음악과 IT를 접목한 '혁신적인 클라우드형 음악 서비스'를 런칭했다"며 "지니가 국내 음악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K 팝 세확산에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니는 22일부터 베타버전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KT에서 출시하는 삼성, LG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지니 앱을 기본 탑재하고, 타사 스마트폰 고객도 올레마켓과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