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급'이라는 이유로 비싼 값에 판매되는 일부 햄과 소시지의 품질이 일반 제품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지원을 받아 가장 많이 팔리는 8개 햄 제품과 4개 소시지 제품을 대상으로 가격·품질을 비교한 결과가 이처럼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목우촌, 롯데, 청정원, 한성기업 등 4개 기업 중 목우촌의 프리미엄 햄이 일반 햄보다 품질이 가장 떨어졌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목우촌 불에 구운 김밥햄'은 일반 햄인 '목우촌 주부 9단 김밥햄'에 비해 고기 함유량이 0.27%포인트 적었다.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나트륨은 1.4% 많았고 색소·안정제 등 식품첨가물은 2개나 추가됐다.

품질이 낮는데도 100g당 가격은 1750원이다. 이는 일반 제품 가격인 1362원보다 28%나 비싼 수준이다.

롯데 '의성 마늘햄 골드라벨'은 '의성 마늘햄'보다 돼지고기 함유량이 3.67%포인트 많았다. 그러나 나트륨이 6.57% 더 검출됐다. 가격 차는 27%.

청정원의 프리미엄 햄인 '참잘만든 순살햄'은 닭고기를 섞지 않고 돼지고기만을 사용한 점이 '불고기맛 햄'과 가장 큰 차이였다. 나트륨 함유량은 비슷했지만 가격은 프리미엄 제품이 65% 높았다.

품질 차이를 고려하면 가격 차가 지나치다는 게 녹색소비자연대의 평가다.

한성기업의 '흑마늘햄'은 고기의 함량을 5.11%포인트 늘리고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일반 햄인 '마늘햄 골드'보다 86%나 비싸게 판매됐다.

진주햄과 CJ가 공급하는 막대형 프리미엄 소시지인 '천하장사 프리미엄', '맥스봉 콜라겐 뷰티'도 마찬가지다. 두 제품에는 '천하장사', '맥스봉 치즈'에 없는 나노칼슘, 클라겐이 추가됐지만 고기의 함유량은 줄거나 비슷하고 첨가물은 오히려 늘었다.

품질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프리미엄 소시지 가격은 CJ가 14%, 진주햄이 7% 높았다. 진주햄과 목우촌의 각 2개 제품은 나트륨 함량이 표시허용 오차범위를 20%나 초과했다.

또 목우촌 '주부9단 김밥햄', 진주햄 '천하장사', 한성 '마늘햄'·'흑마늘햄' 4개 제품에는 건강에 민감한 '보존료' 성분이 표기되지 않았다.

목우촌 '주부9단 김밥햄' 등 4개 제품의 경우 성분표기가 없는 소르빈산이 검출됐다.

소르빈산은 식품의 부패를 방지하는 식품첨가물이지만 암과 종양,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제품 겉면에 표시해야 하는 '보존료'이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소르빈산 검출 제품을 농림수산식품부에 통보하고 시정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