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흘 만에 숨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4분기 기업실적에 증시의 관심이 재차 쏠리고 있다.

대외변수들이 다소 개선됐지만 시장에선 아직 불확실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최근 재차 하향 조정 기조를 걷고 있어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2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7포인트(0.21%) 내린 1844.44를 기록 중이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체제 안정성 문제를 고려하면 북한 리스크가 일회성이 아닌 중장기적인 리스크 프리미엄 할증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질 경우 펀더멘털 개선 없이 주가는 하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가운 4분기 실적 시즌에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이 쏠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불안한 대외변수 등의 영향이 반영되며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8∼9월 급락장을 거치면서 축소된 9월 말 당시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재차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한 코스피200 기준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3조435억원을 기록, 전주 23조2921억원 대비 1.06% 감소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도 4.72% 줄어든 수치다.

따라서 증시가 4분기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장희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불안한 증시 상황 속에서 기업이익 가시성이 약화되고 있고, 전반적인 기업이익 흐름도 둔화되고 있다"며 "이익가시성이 약화될 때 증시 성과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곽현수 연구원도 "4분기 실적 시즌의 관전 포인트는 환 관련 일회성 손실이 얼마만큼 회복됐는지와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로 어느 정도 전이됐는지"라며 "이 같은 포인트에 비춰 4분기 기업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고, 코스피지수가 실적의 덕을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이 3분기 말보다는 낮지만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3분기 환 관련 평가 손실의 상당 부분이 확정 손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유럽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지출 감소가 경제지표로 확인되고 있어 유럽향 수출 기업들의 매출 및 이익 감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기준 4분기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23조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6조3400억원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올해 1,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5%, 25%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전망은 과도하다고 곽 연구원은 강조했다.

이에 세부 업종별 실적 동향을 고려한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장희종 연구원은 "업종별로 이익 전망치 편차가 줄어들면서 가시성이 높거나 이익개정비율이 개선되는 음식료와 생활용품, IT하드웨어 업종과 함께 운송, 유틸리티, 제약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제시한다"며 "상대적으로 이익가시성이 높은 업종은 양호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헌석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 순이익 전망치에 비춰 경기 하강에도 불구하고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 실적 전망치는 꾸준히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수급측면에서도 외국인 매매 집중된 대형 상위 종목의 경우 거시경제 리스크 부각에 따라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